최대 징역 7년형까지 받을 수 있어
인권탄압 등 두테르테 정책 비판 계속해와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비판적인 기사로 인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눈엣가시’로 불려온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가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두고 ‘정치적 보복’이란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15일 CNN 방송과 필리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사가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로써 레사는 항소 기간 동안 보석될 가능성이 높지만, 최종 결과에 따라 최대 징역 7년형을 받게 됐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필리핀 법무부가 레사를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근거는 사업가 윌프레도 켕이 지난 2012년 부패혐의로 탄핵을 당한 레나토 코로나 전 필리핀 대법원장에게 차량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같은해 5월 기사다. 켕은 위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CNN은 레사의 해당 기사가 필리핀에서 ‘사이버 명예훼손’ 관련 내용을 담고 있는 ‘사이버범죄방지법’이 통과되기 전 나온 것이라며 법률의 기본 원칙인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필리핀 법무부는 문제가 된 기사의 구두점이 법률이 통과된 이후인 2014년 2월 수정됐기 때문에 이 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필리핀에서 사이버 명예훼손은 징역 12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온라인 뉴스사이트 ‘레플러’의 최고경영자(CEO)로 재직 중이던 레사는 지난 2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위와 같은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그는 두테르테 정부의 인권 탄압과 ‘마약과의 전쟁’ 등 논쟁의 여지가 있는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지속적으로 게재해왔다.
레사의 체포 당시 필리핀 언론인단체는 “불량배 정권의 언론 탄압”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레사는 지난해 7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필리핀에서 기자를 하려면 이 같은 일(두테르테 정권의 탄압)은 마치 대기오염과 같은 일상”이라며 “10년후를 되돌아보면 라플러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냈다는 점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필리핀은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이후 언론의 자유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했던 필리핀 최대 방송국 ABS-CBN은 필리핀 통신위원회에게 TV·라디오에 대한 방송 중단 명령을 받기도 했다.
현재 필리핀은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언론자유지수’에서 조사 대상 180개국 중 136위를 차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