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모든 상황 대비해 군사대비태세 유지”
“평화 위해 9.19 군사합의, 반드시 준수”
지상 MDL이나 서해 NLL서 기습 무력도발
미국 겨냥 신형미사일 시험발사 시도할수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대남 군사행동을 시사한 가운데 군 당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군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북한군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는 한편, 최전방의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15일 "전반적으로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해 최전방을 비롯해 공중과 해상에서 감시자산을 동원해 북한군 동향을 밀착 감시하고 있다"면서 "특히 접적지역에서 북한군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전방 지역에서는 열상감시장비(TOD)를 비롯해 시긴트(감청·영상정보) 장비, 공중과 해상에서는 항공통제기 '피스아이'와 이지스 구축함 등을 통해 감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주한미군도 지난 13일과 14일에 이어 이날 가드레일(RC-12X) 정찰기를 출동시켜 대북 정보를 수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비무장지대 북한군 감시초소(GP)와 서해안 해안포 진지 등에서 현재까지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모든 상황에 대비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과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9.19 군사합의는 반드시 준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공개적으로 대남 군사행동을 예고함에 따라 북한군의 무력 도발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군 내부에서도 김 제1부부장의 담화가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른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은 "다음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며 "우리 군대 역시 인민들의 분노를 다소나마 식혀줄 그 무엇인가를 결심하고 단행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군사행동을 사실상 공개적으로 지시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모든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총사령부 격으로, 우리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한다.
총참모부는 최고지도자의 위임을 받은 상부로부터 '공개 지시'를 받은 이상, 조만간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도발 카드로는 대북전단 고사포 조준사격 등 군사분계선(MDL) 일대 화력 도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 도발, 개성공단 점거, 신형 미사일 발사 등이 거론된다.
일단 김 제1부부장이 대남 비난에서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이 대북전단 문제였다는 점에서 북한군이 고사포로 대북전단을 조준사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의 엄정대응 방침에도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일부 단체가 오는 25일 대북전단 100만장을 날려 보내겠다고 예고한 상황이어서, 실제 전단 살포가 이뤄질 경우 북한군이 즉각 행동에 나설 수 있다.
북한군이 2014년 10월 대북전단을 향해 쏜 고사포탄이 경기 연천 인근 민통선에 떨어진 전례도 있다.
북한이 MDL 일대에서 포사격을 개시할 경우 9.19 군사합의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어서 이후 해안포 재배치, GP(감시초소) 재설치 등 상황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번질 수 있다.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서해 NLL 일대에서 과거 일어난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천안함 피격 등의 도발을 되풀이할 가능성도 있다. 서해 NLL 일대에서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9.19 군사합의가 '안전판' 역할을 해왔지만, 현재는 북한이 군사합의 파기마저 거론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북한이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기를 주장한 만큼 개성공단을 군사기지로 복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개성공단 일대는 유사시 북한군이 병력과 장비를 집결해 서울까지 최단 시간 내 돌파할 군사적 요충지로 꼽힌다. 개성공단이 조성되기 전에는 그 자리에 북한군 군사기지가 터를 잡고 있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개성공단 지역에 병력이 재배치되면 군사적 측면에서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12일 담화를 통해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힘을 키우겠다고 공언한 점을 비춰볼 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미국을 겨냥한 전략무기 도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