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조달 방안 없는 기본소득 주장은 포퓰리즘…국민 기만행위 불과”
“취약계층 집중 지원+고용보험 등 사각지대 해소가 효과적 사회안전망”
[헤럴드경제=이해준·김대우·배문숙·정경수 기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기본소득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신중한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기존 복지체계 재정비나 구체적인 재원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국민 대상의 일률적 기본소득 지급은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15일 본지가 기본소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재정건전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고 효과도 입증되지 않은 기본소득보다는 취약계층에 대한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재원마련 대책이나 기존 복지체계의 구조조정 등에 대한 세밀한 검토 없이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것은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본소득제는 단순한 현금 지원책을 넘어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기존 복지 체계를 개편하는 차원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기존 복지체계의 정비 없이 현금 복지를 늘리는 방식으로 가면 세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은 “배고픈 사람이 빵을 먹게 하는 것은 복지가 해야 하는 일이고, 기본소득은 ‘일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사회’를 말하는 것”이라며, “국민연금 재정개혁도 제대로 못하는데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포퓰리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이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것은) 대선 어젠다를 선점하고 국민에 어필하겠다는 것”이라며, “아무련 책임도 지지 않고 마구 던지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충분히 점검하고 보고서라도 내고 얘기하라”며 “(기본소득은) 위기 극복의 적절한 수단 아니다. 고용보험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필상 서울대 특임교수는 “기본소득을 도입할 경우 현 복지체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국민에 설명하지 않고 기본소득 지원만 강조하는 정치권은 국민들을 농락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재원 조달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민 대상으로 월 30만원을 지급할 경우 연간 180조원, 50만원 지급시 300조원이 들어가는 재원 마련이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는 “국채발행은 위험하고 증세도 어려운 시점에서 재정 지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며, “이를 실행하려면 굉장히 많은 이해관계 갈등에 부딪히고 구조조정을 위한 사회적 합의도 마련돼 있지 않아 제도적 틀을 구비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우선 고용안전망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나선 다음, 충분한 시간을 갖고 기본소득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은 고용안전망 구축이 시급한 1순위”라며, “프리랜서와 특고를 위한 고용안전망이 부재하다는 걸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더 심각한 건 제도 실패 때문에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의 문제)가 생긴건데 (기본소득을 주장하면) 그 문제는 덮어지는 것”이라며, “어려운 사람 더 지원하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5300만명 다 주자는 것은 말인 안된다”며 “궤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적극적 검토 필요성도 제기됐다, 안창남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세원은 신설하기보다 재정비를 통해 일부 확보가 가능하다”며, 부가세 면세 축소로 10조원 정도, 소득세와 법인세 감면 축소로 10조원 정도 줄여 “이걸로 시작하면 될 수 있다. 그래도 부족하면 증세해아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