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입 50세·보장 100세
사실상 일반보험 ‘둔갑’
“손해율 부메랑될 위험”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4대 손해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어린이보험 규모가 2년 사이 40% 가까이 늘었다. 주요 보험사들이 30세까지 어린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가입 연령 기준을 높였기 때문이다. 보장기간이 100세까지여서 자칫 손해율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4대 손보사가 판매하는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2018년 1분기 4933억원, 2019년 1분기 5490억원, 2020년 1분기 687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년 사이 39% 가량 늘어난 수치다. 보유계약건수도 2018년 1분기 322만8007건에서 409만9682건으로 늘었다.
2018년 2분기 D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은 어린이 보험 가능 가능 연령을 30살로 높였다. 삼성화재도 지난해 2분기 30세로 가입 연령을 높였다. 사실상 ‘어른이보험’이 됐다.
어린이보험은 통상 나이를 기준으로 ‘○○세 만기’ 상품으로 가입한다. 예컨대 부모가 20년간 납부한 보험료로 자녀가 최장 100세까지 혜택을 보는 식이다. 어린이보험으로 가입해 결국 일반 보험이 되는 것이다.
실제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대의 실손 손해율은 일반 실손 손해율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어른이보험이 손해율 폭탄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 손해율이 성인보험과 비교해 낮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히 인수 조건을 크게 따지지 않고 받는 경향이 있고, 담보금액도 성인보다 크게 잡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어린이보험 실손담보 손해율은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며 “오히려 젊은 부모의 가벼운 청구가 빈번하고 게다가 최근엔 20대까지 들어오면서 간편한 청구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어린이보험 상품을 판매할 때 설계사들은 통상 실손보험을 함께 판매한다. 금융위원회가 2018년 4월 실손보험을 단독상품으로 팔도록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하면서 종합보험 내에 들어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현장에서는 어린이보험 상품에 실손담보를 넣어 판매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