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금조달 창구 홍콩 지위상실시 대혼란
홍콩경유 탈피 中직거래 등 대응책 분주
脫중국·동남아 이전 등 분산전략 절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대(對)중국 보복조치를 기정 사실화하자 국내 기업들은 중국과 동남아 지역 수출 전략 새판 짜기에 돌입하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미국이 홍콩의 자치권이 미흡하다며 그동안 부여해온 특별지위를 박탈할 경우 중국과 동남아 판매활로의 중간자적 교두보인 홍콩의 위상이 약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영전략 전면 재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에 대한 투자와 자금조달 대금결제 등을 홍콩 소재 법인을 통해 진행한 기업들은 홍콩이 가진 무역 안전성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데 상당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미중 경제전쟁까지 덮쳐 앞으로 더 나빠질 일만 남았다”고 토로했다.
28일 산업·금융계에 따르면, 홍콩 진출 국내 기업들은 미중 갈등이 격화하자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중국과 동남아 경영전략을 긴급 점검하고 거래처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홍콩의 주된 산업 기반인 금융업의 타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홍콩을 전진기지로 동남아 등으로 영향력 확대를 모색했던 국내 기업들의 신남방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홍콩을 높은 대외신용도 및 선진적 법률시스템을 갖춘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적극 활용해왔다. 홍콩은 2018년 기준 1110억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유입된 글로벌 3대 투자 지역이다. 또 홍콩은 주요 위안화 역외센터로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미중 무역분쟁이 홍콩 리스크로 번지면서 홍콩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미국이 비관세 장벽(기업, 금융, 투자 제재)를 활용해 중국을 압박할 경우 홍콩을 중간자로 아시아 경영전략을 수립한 우리 기업에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미중 전면전은 특히 국내 기업들이 어느 한쪽 편을 들 수 없는 상황이어서 시나리오별 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경제통상팀 부연구위원은 “미국의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 예고는 사실상 중국을 상대로 한 금융 제재에 착수한 것이란 해석을 낳기도 한다” 라며 “중국의 외자 조달 등 금융 시장 전반에 큰 변동성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들은 동시에 미국의 홍콩 흔들기에 따른 중국 금융 시장의 불안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달러화에 연동된 홍콩 외환시장은 중국 본토 기업들의 달러 조달 창구였던 만큼, 홍콩의 국제 금융지로서의 지위 상실은 중국의 달러 가뭄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불확실성을 안기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미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환율 전쟁의 서막이 전개되고 있어 통화 가치의 급변에 따른 불확실성이 기업들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함께 미중 갈등 장기화로 그동안 중국 진출을 위한 조율자 역할을 했던 홍콩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동남아 등으로 생산기지 이전 등 기업의 신남방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수 쪽으로 영역을 키워야 하고, 수출의 경우 미국과 중국 무역의존도가 지나치게 커 분산하는 전략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산업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