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신설된 지 올해로 꼭 3년이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을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직도 산업부 업무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독립된 정책을 펼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지원부분과 지역 산업단지업무는 중기부의 근간이 되는 업무임에도 여전히 산업부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해외시장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코트라의 경우, 초기 중기부 이관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아직도 산업부 산하다. 과거 대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업무를 많이 했으나, 점차 대기업이 자체 능력으로 해외 수출을 이뤄내면서 중소기업 지원 기관으로 변모했음에도 시대적 변화에 대응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중기부 출범 이후 벤처 스타트업 기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야심차게 출발했던 해외시장정책관은 지난해 12월 직재개편을 통해 해체됐다.

중기부의 지역사업도 녹록치 않다. 지역의 산업단지의 경우 이용하는 기업의 대부분이 중소기업들임에도 불구하고 산업단지의 분양 허가 운영권 등을 산업부가 관장하고 있다. 중기·벤처기업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해야 하는 중기부가 정책 실행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형국이다.

중기부 차관에 산업부 인사가 연이어 발탁된 데 이어 최근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도 산업부 출신 인사가 임명됐다. 아직도 ‘산업부 산하기관이냐’는 자조가 조직 내·외부에 일고 있는 이유다. 조직은 부처로 승격, 독립했으나 실질적인 업무와 인사는 산업부 산하 외청시절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무늬만 부처’라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중기부와 산업부의 협업사업들이 늘고 있다. 중기부가 단독으로 사업을 할 수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 식의 협업으로 우회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러나 초스피드가 강조되는 4차산업 시대에 부처간 밥그릇 지키기식의 협업은 상생이 아니다.

과거 대기업 위주의 정책에서 이제는 중소 벤처기업들의 탄탄한 정책지원이 국위를 좌우한다. 중기부의 태동과 신설 목적을 볼 때 본연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갖추는 것은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누가 지도자인가’란 저서에서 강조하고 있는 ‘안목와 리더십’이 빛이 발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