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tvN 2020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이 뚜렷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4회가 평균 9.8%, 9일 방송된 5회가 11.3%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방송하는데도 이 정도의 관심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의 전작들인 ‘응답’과 ‘슬기로운’ 시리즈가 그래왔듯이, 캐릭터 간에 심한 갈등이 없다. 갈등을 축으로 해서 드라마가 진행되는 게 아니다. 이 드라마의 추진력은 갈등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디테일까지 잘 살린 에피소드로 드라마가 굴러간다.

게다가 이번 드라마는 의학드라마다. 전문직 드라마에서 연애를 하면 장르물의 깊이를 떨어뜨린다고 할 정도로 장르물이 진화를 거듭했지만 ‘슬의생’에서는 그런 원칙도 적용되지 않는다. 등장인물 대다수가 연애 감정을 은근히 또는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는 직장 또는 생활속에서 연애하는 모습을 그리면서도 느슨해지지 않고 장르물이 제공하는, 일의 깊이와 관계들, 긴장도 등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슬의생’은 생로병사가 집결된 ‘병원’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생사를 오가는 수술 장면 등 긴박한 상황에서는 전문적 디테일을 살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게 ‘의드’의 기본속성이지만 ‘슬의생’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사람에 집중한다. 함께하는 의사, 환자, 가족의 삶을 깊이 있게 다룬다.

평범한 의사 친구들과 병원 사람들을 통해 매회 특별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소소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진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힌 신 감독의 말처럼 환자를 대하는 의사들의 사명감 그리고 누구보다 환자를 걱정하는 가족의 마음에 집중해 따뜻한 위로와 힐링을 선사한다.

조정석·유연석·정경호·김대명·전미도의 개성 넘치는 열연과 완벽한 캐릭터 싱크로율은 단연 화제의 중심에 섰다. 20년지기 친구들로 등장하는 다섯 배우의 ‘찐친’ 케미는 환상적인 시너지와 빈틈없는 ‘티키타카’ 대화로 현실감을 높여준다. 여기에 5인방의 예상치 못한 반전 매력이 하나둘 드러나며 입덕을 유발했다. 정문성·신현빈·김준한·안은진 등 율제병원 사람들 역시 5인방과 관계를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고 있다.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밀도 있고 조화롭게 그려내는 점도 ‘슬의생’만의 매력이다. 의드라는 장르적 규정에서 벗어나 휴먼·코믹·로맨스·메디컬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환자의 사연으로 울고 웃기는 것은 물론 재치 넘치는 대사와 상황들이 코믹함을 더 한다. 예측 불가 관계를 통해 반전을 거듭하는 로맨스 전개는 기대감을 높이고, 의사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은 감동을 선사한다.

‘슬의생’에는 매회 5인방의 서사에 맞는 음악이 등장해 감정을 배가시킨다. 부활의 ‘Lonely Night’, 베이시스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쿨의 ‘아로하’ 등 과거로 여행을 떠난 듯 극의 몰입을 높이는 추억의 노래 등을 5인방이 직접 연주하고 노래를 불러 과거 우정 서사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밴드 연주는 시청자의 감성을 은근히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