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네·단지 내 신고가와 급락 동시에

-실거래 신고 기간 줄면서 매수·매도자 가격 민감도↑

-매도자는 오른 가격, 매수자는 내린 가격에 초점

-더 싸게 사고 더 비싸게 팔려는 줄다리기 형국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요즘엔 다 실거래가 공개가 되니까, 주로 ‘몇 억원 떨어진 거 봤다’면서 사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전화하시죠. 그런데 특수관계인에게 직거래도 있어서 각각 어떤 사연에 거래가가 이뤄진 것인지 알 수가 없어요” (강남지역 A공인중개업소)

‘강남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이 일대 공인중개업소에는 수억원 떨어진 급매를 찾는 매수자들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월 21일부터 실거래 신고 기간이 30일로 단축되면서, 매수 대기 수요자들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들락날락하며 저점찾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매수자들만 가격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매도자들도 ‘오히려 비싸게 팔린 집도 있다던데’라며 매도 가격 정하기에 어느 때보다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경. 최근 이 단지 84.9㎡가 26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헤럴드경제DB]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경. 최근 이 단지 84.9㎡가 26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헤럴드경제DB]

실제 집값 움직임도 예측이 어렵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84.9㎡(이하 전용면적)은 지난달 11일 26억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2월 거래가보다 2억원이나 몸값을 높였다.

반면 같은 날 이웃 단지인 디에이치 아너힐스는 76.1㎡가 22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10월 직전거래가(23억4000만원)보다 소폭 하락했다. 해당 거래건이 2층인 것을 감안하면 하락폭은 크지 않으나, 신고가와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압구정동에서도 이웃한 재건축 대형 아파트 압구정 현대1차 196.2㎡는 2일 44억7850만원에 거래되며 1월 거래가에 비해 2억원 이상 하락한 반면, 한양 아파트 대형(153.5㎡)은 3월 10일 34억원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매도자들은 오른 가격을 보고, 매수자들은 내린 가격을 보며 가격 책정 기싸움도 벌어진다. 반포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월에 반포리체 30평대가 수억원 떨어져서 거래 신고됐을 때, 매수 수요의 전화가 빗발쳤다”면서 “당시 그만큼 낮은 가격에 나온 매물은 없고 수요자는 실거래가를 보고 문의를 하는데 뾰족한 설명을 내놓지 못해 난감했다”고 전했다. 해당 거래는 결국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은 가족 간 직거래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강남권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잠실동 리센츠 84㎡는 12월 21억원에서 3월 16억원까지 떨어지며 화제가 됐다가, 다시 7일 22억원에 거래가 신고되며 최고가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널뛰기에 ‘공인중개업소를 통하지 않은 가족간 직거래’, ‘법인 거래’ 등 특수거래에 무게가 실리지만 추정일 뿐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헤럴드경제DB]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헤럴드경제DB]

업계 관계자들은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신고가가 나오기도 하고 급락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거래가 줄어들면서 추세적 흐름으로 보기보다 개별 거래건이 움직이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특히 대단지에서는 조망이나 단지 중심로부터의 거리 등에서 수억원의 가격차이가 나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 등락폭도 추세적인 흐름을 내다보기엔 어느 때보다 크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145.8㎡는 지난달 30일 31억9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1월 거래가보다 5억6000만원이나 떨어진 가격이다. 청담동 청담자이도 지난달 82.9㎡가 2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말보다 2억원 가량 떨어진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