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감수 못해” 2차 발병 우려 기업들 곳곳서 검사

현장검사소 설치, “우릴 위한 것…정부 강요 안해”

中관영, 우한의 민관 모두 준 코로나19 전문가 부각

'무증상자를 찾아라' 당국 방역대책 경계강화 유지

 

봉쇄 푼 우한, 코로나 검사 장사진…中매체 “우한이 가장 안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발병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가 지난 8일 봉쇄조치를 해제, 도로 상의 한 터널로 자동차들이 진입하고 있다(아래). 같은 지역에서 찍은 2월 7일 사진엔 차량이 다니지 않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우한에 있는 상당수 기업은 자비를 들여 직원 대상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차 발병을 우려해 사전 단속에 나선 것이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 곳곳이 검사를 받으려는 행렬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우한은 지난 8일, 76일간의 봉쇄조치를 종료했지만 2차발병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중국 관영매체는 자국 전문가를 인용, 우한이 중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적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한에 있는 핀란드 엘리베이터 생산업체 코네 직원들은 코로나19에 걸렸는지,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지 등을 검사 받았다. 민간 의료업체가 실시하고, 비용은 회사가 댔다. 코네 관계자는 “모든 직원이 음성 반응을 받기 전엔 일을 시작할 수 없다”며 “감염자나 감염 의심 직원이 있으면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했다.

이 회사는 6000건의 검사를 진행했다. 혈액을 채취하거나 목·코에서 검체를 얻는 방식이다. 결과는 24시간 안에 나온다. 비용은 43달러 가량이다. 인원 수에 따라 다르지만, 공공병원보다 40%가량 저렴하다고 한다.

다른 회사들도 이런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후베이성 측이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증상자를 통한 바이러스 확산을 특히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영기업과 인력이 집중된 건설현장 등엔 현장검사소가 들어서고 있다. 검사를 맡은 업체의 한 관계자는 “향후 나흘간 예약이 꽉 찼다”며 “병원에 가길 꺼리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온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우한이 봉쇄를 풀고 경제활동을 재개한 점을 다른 도시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검사로 모아진 데이터가 중앙정부까지 올라갈진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부품업체 디지트스탬핑테크놀로지도 각지에 흩어졌던 226명의 직원이 복귀한 이후 검사를 실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리 안전을 위해 하는 것이지 정부가 강요해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우한에서 2차 발병 가능성 낮다’는 기사를 냈다. 봉쇄 해제와 무증상자 증가 등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민·관이 준(準) 코로나19 전문가가 돼 감염 확산을 막으려는 활동을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후베이성 측은 지난 8일 무증상자가 발견되면 2시간 안에 인터넷으로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같은 날 우한엔 24명의 무증상자가 확인됐다.

이 매체는 우한의 한 기업 관계자를 인용, “직원 1500명 중 1000명에 대해 핵산검사를 했다”며 “주 목적은 무증상자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봉쇄는 풀렸지만 방역대책까지 헐거워지진 않았다. 한 시민은 “3월 초엔 잠깐이지만 외출이 가능했는데 무증상자가 나타난 뒤 갑자기 가족 중 한 명만 하루에 한 번 나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중국질병통제예방선터의 한 관계자는 “우한이 아마 현재 중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정을 전제로 “우한 시민은 면역체계를 갖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