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운영자 ‘태평양’ ‘로리대장태범’ 모두 20세↓
경찰 관계자 “회원 전체 수사하면 더 늘어날듯”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미성년자 성 착취물 제작·유포방인 ‘n번방’ 가해자들의 상당수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태평양원정대’의 운영자도 16세 고등학생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경북지방경찰청이 검거한 n번방 회원 97명 중 12명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새롭게 확인됐다. 경찰이 적극적인 유포자뿐 아니라 단순 회원으로 수사를 확대한 만큼 향후 입건되는 미성년자 수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4일 텔레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해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하거나 소지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97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했다.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97명 중 12명이 만 18세 이하의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입건된 이들 중에는 운영자뿐만 아니라 재유포자도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미성년자 중 상당수는 ‘단순 호기심’ 때문에 성 착취 동영상을 유포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강원지방경찰청이 n번방과 관련해 검거한 11명의 피의자 중 핵심 운영자 ‘로리대장태범’ 배모(19) 군도 10대의 고등학생이다. 강원지방경찰청은 11명 중 5명을 구속했는데, 구속된 사람 2명이 미성년자다. 구속된 10대들은 모두 ‘로리대장태범’ 일당으로 n번방 최초 운영자인 ‘갓갓’이 잠적하자 ‘유사 n번방’을 만들었다. 배군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피싱 사이트를 통해 유인한 여중생 3명을 협박, 성 착취 영상물 등 76편을 제작해 이 중 일부를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이다.
최근 서울에서 구속된 태평양원정대의 운영자 ‘태평양’ 이모 군도 16세의 고등학생이었다. 성 착취 영상을 공유하는 여러 n번방 중 하나인 태평양원정대는 주로 박사방에서 공유되던 영상을 재유포했다. 이군은 이미 검거된 ‘박사’ 조주빈(25)의 후계자를 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n번방 2대 운영자인 ‘와치맨’ 전모(38) 씨에게서 대화방을 이어받은 ‘커비’ 조모(18) 군도 인천 소재 고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이다. 커비는 지난해 11월 검거했다. ‘링크공유방(링공방)’으로 불린 조 군의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2만개에 가까운 성 착취물 링크가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수사 대상을 핵심 운영자가 아닌 n번방 등 미성년자 성착취물 공유방에 들어가 활동한 회원 전체로 확대한 만큼, 향후 입건되는 미성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확대한 만큼 미성년자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예상을 하고 있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n번방 입건자 중 미성년자가 많은 것에 대해 “예상했던 결과”라며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은 이미 여성을 대상화하는 가학적인 포르노에 익숙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여성을 사물화하는 사회 분위기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