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에 주택문제에 대한 특집기사가 실렸다. 현재 선진국들이 앓고 있는 여러 사회문제의 뿌리에 주택문제가 있다는 것이 이 기사의 주장이다. 주요 선진국의 대도시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와 주택가격으로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이렇게 된 원인 가운데 하나로 님비(NIMBY) 현상에 의한 신규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들고 있다. 혼잡을 우려한 사람들이 대도시 내에서 고밀도의 주택개발을 꺼리다 보니 주택 임대료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젊은이들이 주거문제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것은 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다. 대도시가 광역화되다 보니 대도시권 내 거주 학생이라도 통학 어려움으로 대학교 근처에 방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별로 다르지만 수도권 괜찮은 원룸은 월세 60만~80만원 선이다. 대학 기숙사는 월 20만~30만원 선이지만, 공급량이 제한적이기에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대학생들이 대안으로 선택하는 것이 고시원이다.
어느 나라든지 젊은이들은 생애에 걸쳐 소득이 가장 낮고 주거이동이 빈번한 계층이다. 기성세대들도 이런 시기를 겪었다. 그래서 “나 때에는” 말로 젊은이들을 위로 겸 질타를 하지만, “그때에는” 빠른 성장으로 상향이동의 사다리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성장으로 인해 불안정한 취업 상태가 장기화하기 십상이다. 이러다 보니 주거의 불안정성이 생존 문제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한 도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젊은이가 그 도시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가에, 이것은 저렴하면서 거주할 만한 공간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에 달려 있다. 청년 1인 가구들은 노마드(nomad) 성향을 보인다. 가구 등이 비치된 원룸 등에서 거처를 하면서 쉽게 이동하기를 원한다. 이런 성향에 맞는 주거공간을 저렴하게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에 따라 도시의 성패가 달린 것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청년 1인 가구들의 성향에 맞는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입 임대주택의 한 유형으로 등장한 기숙사형 청년임대주택이 그런 예들 중 하나다. 다세대 주택 등을 매입해 기숙사형으로 리모델링한 후 청년층에게 임대를 해주는 사업이다. 임대료는 시중의 원룸 임대료의 50% 수준이다.
그러나 정부가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이것이 민간 임대주택사업자를 몰아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역세권 청년임대주택처럼 민간에도 파격적인 지원과 함께 저렴한 청년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이 많이 열려 있어야 한다.
이코노미스트 특집기사의 마지막 결론은 도시 내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젊은이들의 주거안정과 함께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도심 내 저렴한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 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기숙사형 청년임대주택은 1인 가구를 형성하고 있는 젊은 가구들의 니즈를 맞출 수 있는 하나의 시도이다. 정부의 이런 적극적인 시도와 민간의 활발한 청년임대주택 공급 등이 도시의 활력을 좌우할 것이다.
이용만 한성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