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취약구조·대응 메뉴얼 없고
청사폐쇄 등 셧다운 대비책 부재
17개 동-25개 기관 연결된 구조
버스·KTX 이용 출퇴근도 상당수
정부 핵심기능이 집약된 국가 1급 보안시설 정부세종청사의 일부 부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일부 부처의 업무가 부분적으로 마비되는 등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청사 내 전염병 확산에 따른 위기 등급별 대응 매뉴얼은 물론 최악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12일 정부세종청사 관리본부와 총리실 및 각 부처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해양수산부의 경우 부분 폐쇄되는 등 이미 정상적인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등급별 대응 매뉴얼이나 ‘셧다운(청사 폐쇄)’ 등 최악을 감안한 시나리오별 대비책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방역 및 개인 위생수칙 강화, 접촉자에 대한 재택근무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으로 비상사태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니 관련 대응 메뉴얼이 없다”며 “코로나19 발생후 각 동마다 중앙 출입구만 열어놓고 열화상 카메라 설치하고 연결통로를 폐쇄했다. 소독을 주1회에서 주2회로 늘려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8면
위험 등급과 셧다운 대비책에 대해선 “위험 등급을 매기는 것도 없고, 셧다운은 절대 안 일어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기능을 유지하게 돼 있고, 재택근무도 가능하다”고 강변했다.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시시각각 조여오는 상황에서 구체적 대응 매뉴얼이 없이 정상적인 기능이 유지될지 의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이어지는 해수부는 11일 일부 부서를 폐쇄해 업무가 일부 마비됐고, 12일에도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필수 인원을 제외한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전환됐다.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경우 일부 정부 업무가 초유의 사태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2일 현재까지 세종시에선 1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 가운데 세종청사 공무원은 10명이다. 해수부가 6명으로 가장 많고, 보건복지부, 대통령기록관, 교육부, 보훈처에서도 나왔다. 특히 지난 7일 1명, 10일 2명에 이어 11일엔 4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17개 동으로 이뤄진 세종청사엔 현재 25개 정부 부처 및 기관이 입주해 있고, 상주인원만 1만5000여명에 달한다. 세종청사는 구조적으로 집단감염 및 방역에 취약한 구조다. 17개 동이 하나로 연결돼 있는데 최근 동별 이동루트를 부분적으로 차단했지만 구내식당 등 동선 흐름에 비춰 방역에는 한계가 있다.
서울·수도권에서 통근·고속버스나 KTX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인원도 1500명을 넘는다. 업무 특성상 서울 등으로의 출장은 물론 대구 등 현장 방문 후 청사로 복귀해 근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부는 출퇴근 공무원들을 위한 통근버스 56대를 운행 중이며, 월·금요일엔 전용 KTX도 운행한다. 이들은 1~2시간 동안 버스와 기차로 이동하기 때문에 집단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세종청사엔 코로나19 방역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보건복지부는 물론, 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조정실, 피해대책 및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 정책의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밀집해 있다.
이해준·김대우·배문숙·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