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조선족인 나보다 한국사람 편을 들며 편파적으로 수사할까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진심을 다해 사건을 수사해준 경찰에 감사드린다.”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서는 특별한 감사패 수여식이 열렸다. 사기 사건 피해자인 조선족 안모(55) 씨가 직접 주문제작한 감사패를 경찰에 전달한 것.

1일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안 씨는 중국의 작은 의류 공장 직원으로 한국 사람들 3명과 계약을 맺었으나 잔금을 받지 못하자 수사를 의뢰, 성실한 수사로 억울함이 풀리자 경찰에 감사를 표했다.

안 씨는 지난 2012년 10월 한국인 3명과 여성용 겨울바지 3만9000여점을 1억7600여만원에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물건을 보내주면 5일 이내에 계약금 4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안 씨가 받아야 하는 잔금 1억3600여만원은 끝내 입금되지 않았다.

잔금을 받지 못하자 중국 회사에선 ‘조선족인 안 씨가 한국인들과 짜고 그러는 게 아니냐’며 안 씨를 의심하기까지 했고 설상가상으로 안 씨의 부인이 암에 걸려 생활이 더욱 힘들어졌다.

이에 안 씨는 이들을 동대문경찰서에 고소했고, 경찰은 이들의 혐의를 밝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를 통해 억대의 바지 대금을 사무실 임대료, 직원 월급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이들 2명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1명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항소심 과정에서 안 씨에게 피해 금액을 모두 갚았고 안 씨의 억울함은 풀렸다.

안 씨는 “중국 경찰들은 외국인과 중국인이 싸우면 외국인을 무시하고 중국인을 옹호해주는 게 심하다. 그래서 한국도 똑같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공정한 수사를 해 줘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감사패를 받은 김소정(35ㆍ여) 경장은 “민원인들에게 ‘고생했다’는 한마디만 들어도 힘들었던 게 누그러지는데 감사패까지 가지고 오셔서 더 보람을 느꼈다”며 “수사 과정에서 조선족이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이라고 생각했고, 당연히 처벌받아야 하는 사람들을 처벌받게 한 것 뿐이다. 앞으로도 성실한 모습으로 수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