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증시를 뒤흔드는 재료다. 일분일초로 전 세계 곳곳에서 뉴스가 쏟아진다. 그 중 유난히 눈길을 사로잡은 게 있다. 팡빈(方斌)이라는 중국 누리꾼이 촬영한 영상이다.

5분 남짓의 이 영상은 트위터로 유포됐다. 5분 동안 8구의 시신이 중국 내 한 병원에서 나오는 영상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졌다. 이후 여론은 급전환했다. 세계 주요 언론이 앞다퉈 중국 당국에 반문하기 시작했다. 과연 믿어도 되는가.

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행동경제학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현재 경제를 ‘내러티브 이코노믹스(narrative economics)’라 표현한다. 투자자들의 심리와 그들 간 주고받는 입소문이 경제를, 주식시장을 이끈다.

네러티브 이코노믹스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무기가 바로 SNS다. 정보는 시공간의 장벽을 무너뜨렸다. 언론도 아닌 블로거가, 방송도 아닌 트위터에 올린 영상 하나가 전 세계를 순식간에 똑같은 공포로 밀어 넣었다.

증권가에선 요즘 신종 코로나 사태 전망을 내놓기에 쉴 틈 없다. 2월 중순 기점으로 증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대세다. 실제 코스피 지수를 포함, 글로벌 주식시장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대폭락한 3일을 기점으로 현재 뚜렷한 반등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은 5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까지 또 갈아치웠다.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는 가장 큰 근거는 사스다. 사스와 신종 코로나는 중국이 발생국이란 것 외에도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 사스 발병 당시에도 중국 정부가 관리에 들어가고서 한 달 만에 감염자 증가 폭이 감소했다는 점, 통상 발생 2개월 후엔 증시가 안정기에 돌입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든다.

네러티브 이코노믹스에 근거하면, 중요한 건 투자자들의 심리다. 실제 얼마나 질병이 통제되는가보다 더 증시에 중요한 건 투자자가 어떻게 느끼고 있느냐다. 여기서 사스와 명확하게 다른 변수가 있다. 바로 SNS다. 17년 전 사스 때와 정보의 생산주체, 유통 경로, 확산 범위 등 그 모든 게 비교할 수 없는 시대다.

사스 때라면 당연히 통제됐을 법한 정보가 이젠 통제 자체가 무의미한 시대로 변했다. 그 중엔 당연히 진짜도 있고 가짜도 있다.

2003년 사스 사태의 투자자는 언론·정부의 발표를 좇아 투자시점을 저울질했다면, 2020년 신종 코로나 사태의 투자자는 SNS까지 챙겨야 한다. 수많은 정보 중 가짜와 진짜를 구별할 줄도 알아야 한다. 반등세의 세계 증시이지만 당장 오늘 ‘제2의 팡빈’으로 급락할 수 있는 시대다.

‘네러티브 이코노믹스’는 현재다. ‘방역’은 정부가 주도하지만, ‘포비아(phobia)’는 SNS가 주도한다. 실물 경제는 방역의 몫이지만, 증시는 포비아의 위력이 크다.

글로벌 시대에서 판데믹(pandemic·세계적 전염병)과 증시의 상관관계는 증권가의 일상적 숙제가 될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분석은 신종 코로나 전과 후로 나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는 판데믹이 SNS와 결합해 증시에 영향을 주는 첫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신종 코로나가 사스와 다른 진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