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도입결정 불구
재보험사 입장이 중요
업계 “비용부담 클 수”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금융위원회가 보험사들의 과거 확정고금리 계약을 재보험사에 넘겨 역마진 우려를 줄이는 공동재보험 도입방침을 밝혔지만, 업계 반응은 미지근하다. 위험을 넘기는 대가가 만만치 않을 것이 뻔한 데다, 과연 어느 재보험사가 이를 넘겨받으려 할 지도 불투명해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험 자본 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4차 회의를 통해 오는 2분기 공동재보험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재보험은 전체 보험료 중 위험보험료만 재보험사에 이전하지만, 공동재보험은 저축보험료, 부가보험료(사업비) 등도 재보험사에 넘길 수 있다. 저금리 기조로 급증한 금리리스크를 재보험사에 이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보험사들은 2000년대 초까지 판매한 고금리확정형 상품 판매 탓에 이차역마진 부담을 안고 있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들은 보험사들에게 수익성 악화와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금리가 0.1% 포인트 변동할때마다 보험부채가 약 5조~6조원 늘어날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오는 2022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킥스·K-ICS)가 도입되면 재무건전성 제도가 대폭 강화된다.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산출하면서 가만히 있어도 부채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채 증가로 인한 재무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보험사들은 후순위채와 신종발행증권 등을 발행해 가용자본을 확충해왔지만 저금리로 인해 그 효과가 제한적이다.
금융위는 공동재보험이 도입되면 보험사는 자본을 확충하는데 드는 비용과 공동재보험으로 요구자본을 줄이는데 필요한 비용을 비교해 더 나은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도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차원에서 원칙적으로는 공동재보험 도입을 반기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 효과다. 아직 국내에는 적용 사례가 없다 보니 보험사가 공동재보험을 활용하는데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지 가늠이 어렵다. 또 리스크를 넘겨받은 재보험사는 해당 계약으로 이익을 얻으려 하기 때문에 상당한 반대급부를 요구할 수 있다. 재보험사 역시 유럽의 회계기준을 적용 받는 상황에서 고금리 부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의문이다. 이 때문에 공동재보험으로 고금리 계약 부담을 덜어내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전성 개선을 위한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현재 금리가 바닥인지 반등할지 알수 없는 상황에서 공동재보험 가입이 유리한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모든 게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