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수사권 조정 규정에 혼선

시행령 제정과정서 갈등재현 전망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담은 형사소송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규정이 모호한 부분이 적지 않아 제도 시행 과정에서 혼선이 예고된다. 향후 시행령 제정을 통해 개선이 될 전망인 가운데 이 과정에서 검·경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사사건에 입회해야 하는 변호사업계에서는 형사소송법 254조인 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에 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규정에 따라 경찰은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 반대로 혐의가 없다고 결론내면, 고소인의 이의제기가 없는 이상 검찰에 사건을 보내지 않고 기록만 90일 간 검사에게 원본대출한 뒤 반환받을 수 있다. 이때 검찰은 경찰 수사에서 인권침해, 수사권 남용 등 법령 위반을 발견하면 시정과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문제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이후 처리 절차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형사소송법 전문가인 김정철 변호사는 “경찰이 재차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 검찰이 다시 재수사 요구를 하는 등 이견을 계속 반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재수사를 요구하더라도, 경찰은 그 의견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어서 재차 무혐의 결론을 낼 수 있다. 이 경우 고소인이 재차 불복한다면 같은 사건이 검·경을 오가는 ‘핑퐁게임’이 될 소지가 있다.

검찰이 경찰 수사에 어느정도 관여할 수 있는지도 불명확하다. 형사소송법 제196조는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고 규정한다. 검찰의 수사권을 인정하는 일반 규정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 법률에서는 이 조항이 그대로 유지된 채 1차적으로 경찰이 수사권을 가지고, 검찰은 재수사 요구권을 부여했다. 검찰이 재수사를 경찰에 요구만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직접 재수사에 나설 수 있는지 해석이 제각각이다.

대검 관계자는 “경찰이 불송치 결정한 건에 대해서 90일간 자료를 검토해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검찰은 재수사를 할 수 없고 경찰에 재수사 요청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경간 핑퐁게임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검찰에서 송치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입장도 같이 밝혔다.

반면 경찰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제196조에 따라 검찰은 직접 재수사도, 재수사 요구도 할 수 있다”며 “경찰은 1차적 수사종결권을 갖고 있는 것 뿐이고, 검찰이 최종적 수사종결권을 갖는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검찰의 재수사 조건은 대통령령에 따라 구체화돼야 한다”고 했다.

문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