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고용동향을 보면 그동안 문제였던 일자리 사정이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작년 연간 취업자가 1년 전보다 30만명이 늘어 정부전망치를 웃돌았다. 특히 15~64세 고용률(OECD 비교기준)은 66.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작년 고용이 개선된 데 대해 “작년 한 해 고용지표는 양과 질 양측에서 모두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인 ‘일자리 반등의 해’였다”고 밝혔다. 전체 숫자만 본다면 양적인 측면에서 성과를 거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고용의 질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의견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문제가 됐던 일자리 관련 숙제들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됐다.
작년 한 해 늘어난 취업자가 30만명인데, 65세 이상 취업자가 23만명이 증가했고 60세 이상으로 넓혀보면 38만명이 늘었다. 60세이상 취업자를 빼면 사실상 늘어난 것도 없는 셈이다. 기저효과까지 생각하면 개선이라고 하기는 어색하다. 더욱 큰 문제는 경제의 허리인 40대의 일자리 상황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한 해 40대 취업자는 16만명이나 감소, 연간 기준으로 5년째 줄었다. 업종별로 봐도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16만명이 늘어날 때, 제조업은 8만명이 줄었다. 이 숫자들이 주는 의미를 종합하면 정부가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지만 고용의 핵심인 40대-제조업의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한창 일할 나이이자 우리사회의 근간인 40대가 일자리를 찾지 못해 허덕이고 있고, 우리산업의 핵심이자 취업자 비중이 가장 높은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일자리 창출 능력이 한계에 와 있다는 방증처럼 보인다.
정부는 고용개선이 더딘 것을 인구둔화와 산업의 구조변화에서 찾고 있지만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정부가 올해도 재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은 오히려 나빠진 측면이 있다. 거듭 주장하지만 각종 규제혁파를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하루 빨리 높일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 정부가 재정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고, 더욱이 근본적인 해법도 아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실적이 개선돼 일자리가 늘어나야 진정한 일자리 회복이란 사실을 정책당국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