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가계동향조사 데이터 분석

현정부 들어 상위층 소득 질주

하위층 20%는 되레 뒷걸음질

GDP 3만불 불구 양극화 ‘최악’

21세기의 스무번째 해가 밝았다. 새로운 밀레니엄 이후 20년간 우리의 살림살이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1999년 1만667달러이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3배가 불어나 3만달러를 넘게 됐지만, 그만큼 양극화도 심해졌다. ▶관련기사 3면

지난 20년간 상위 20%의 대호(大戶)층과 하위 20% 극빈(極貧)층의 소득 격차는 확대 일로를 지속해 왔다. 상위 20%의 평균 소득은 매해 가파른 속도로 늘면서 1000만원에 육박한 상태지만, 하위 20%는 10년 넘게 100만원대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2000년 이후 정권별로 보면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운 현 정부에서 상위 20%의 소득이 가장 많이 증가했고, 하위 20%는 되레 감소했다.

헤럴드경제가 2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메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분위별 소득통계가 존재하는 지난 2003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우리 전체 국민의 월평균 소득은 1.9배 증가했다. 지난 15년 동안 258만원 수준에서 487만원으로 올랐다.

5분위(상위 20%)의 월 평균소득은 같은 기간 511만원에서 980만원으로 1.9배 확대됐다. 반면 1분위(하위 20%)의 소득은 79만원에서 137만원으로 1.7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중 1·5분위 소득 증가(취임연도말 대비 퇴임전년도말 기준) 추이를 보면, 아직 재임 중이긴 하지만 문재인 정부(취임연도말 대비 작년 3분기말 기준)에서 1분위 소득이 유일하게 감소했다. 반대로 5분위 소득은 가장 많이 늘어 역대 정권 중 양분위간 소득차가 최대로 벌어졌다.

1분위 소득은 지난 2017년말보다 13만원(8.7%) 감소했지만 5분위는 135만원(16.0%)이 늘었다. 양분위 소득차는 694만원에서 842만원으로 21.3%(148만원) 증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큰 상황에서 한계산업 부진 등의 여파가 특히 중속기업에 매서웠던 결과로 풀이된다. 소득 상위층은 집값의 자산가격 상승 등의 효과까지 크게 누렸다.

1분위 소득은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정권 초만 해도 102만원 수준이었던 소득이 정권말엔 127만원으로 이 기간 중 약 24만원(23.7%)이 늘었다. 스마트폰과 반도체 호황 덕분이 크지만 임기초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기저효과도 상당했다. 양분위의 소득차가 가장 적게 벌어진 때는 박근혜 정부 기간이었다. 1분위 소득은 1.8%(2만원) 증가에 그쳤지만 5분위도 4.8%(38만원) 상승하는데 머물렀다. 성장둔화와 자산가격 정체 등으로 상위 20%의 소득증가가 정체되면서 소득차 증가율도 5.4%(35만원)로 둔화됐다.

서경원·박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