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서 성다혜 경사, 의식·호흡 없던 학생에 심폐소생술 실시
성 경사, “뱃속 아기 걱정보단 일단 도와줘야겠단 생각 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임신 중인 현직 경찰이 출근길에 쓰러진 학생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해당 경찰은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이다. 학생이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000야! 도와주세요. 친구가 쓰려졌어요!”
지난 11월 12일 오전 9시 40분경 서울 마포구 애오개역. 서울 마포경찰서 교통민원실에 근무하는 성다혜(31) 경사는 임신 8주차로 오전 10시 출근을 위해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 애오개역에 도착했다는 지하철 안내 메시지가 들리고 지하철 문이 열리는 순간, 성 경사 바로 앞에서 한 여학생이 갑자기 쓰러졌다.
성 경사는 “내리려는 데 제 눈 앞에서 한 학생이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듯 쓰러지는 거에요. 너무 놀랐어요. 그때는 뱃속의 아기 걱정 보다는 일단 도와줘야겠다, 그 생각 뿐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학생이 지하철 문 바로 앞에 쓰러졌기 때문에 도와주려는 사람과 쓰러진 학생 모두 사람들에게 치일 수 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 성 경사는 임산부 뱃지가 달린 가방을 내던지고 학생의 상태를 살폈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앞으로 쓰러진 탓에 학생의 입 쪽엔 피가 흐르고 있었고 학생은 마치 굳은 듯 호흡도 의식도 없었다.
성 경사는 우선 학생 일행에게 119에 신고할 것을 지시했다. 한 중년 남성과 여성이 성 경사를 도와주겠다고 나서 주변 사람들의 통행을 막았다. 성 경사는 바닥에 얼굴을 박고 쓰러진 학생을 뒤집은 후 학생의 두꺼운 패딩을 벗겼다.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한 성 경사는 경찰학교와 경찰서 안전교육 때 배운 대로 침착하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서너번 심폐소생술을 했을 때, 학생의 한 쪽 눈이 살짝 떠졌다. 그러나 이내 눈이 다시 감겼다. 학생의 의식이 돌아왔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던 약 10여 분간 성 경사는 차가운 맨 바닥에 앉아 몇 번이고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다행히 학생은 의식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내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학생의 맥박과 호흡을 측정했다. 구급대원은 “지금은 다행히 호흡이 안정을 돼찾았다”며 성 경사를 안심시켰다. 성 경사는 학생이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어이구, 임산부셨네요. 아까 많이 놀라신 것 같은데 괜찮으세요?” 학생이 병원으로 이송된 후 그제서야 성 경사의 임산부 뱃지를 발견한 중년 남성이 괜찮냐며 물었다. 성 경사는 괜찮다,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인사를 나눈 뒤 바로 경찰서로 출근했다.
성 경사는 “그 날 하루 종일 조금 놀라있기는 했는데 다행히 검사 결과 뱃속 아기에게 이상은 없었어요”라며 “제가 임산부라고 그냥 갈 수도 없고, 제 눈 앞에서 쓰러진 사람을 당연히 도와야죠. 해야할 일을 한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