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조사 결론…檢 고발 검토

공정거래위원회가 2년여간 조사 끝에 미래에셋그룹(회장 박현주)의 일감 몰아주기 행위가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제재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레에셋그룹은 자산총액 16조9000억원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 19위다.

이로써 미래에셋대우는 발행어음 사업 진출해 골드만삭스 같은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되겠다는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20일 관련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미래에셋 그룹의 총수일가 사익편취 혐의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미래에셋 측에 발송하고,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과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는 의견도 심사보고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르면 내년 초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전원회의가 박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미래에셋대우는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막힐 가능성이 높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회사가 상당히 유리한 거래 조건을 통해 총수일가 또는 총수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경우 고발 대상이 된다.

다만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갖고 능동적으로 지원해 지원 효과를 크게 냈다는 판단이 있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7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라는 조건을 갖춰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초대형 IB로 지정됐다.

하지만 삼성증권과 함께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유령주식 배당사고가 각각 인가 심사의 걸림돌이 됐다.

발행어음 인가는 초대형 IB사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만큼 초대형 IB들은 단기어음을 통해 자본여력이 더욱 확대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대출·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박 회장 일가 회사이면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을 위해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포시즌스서울호텔,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CC) 등의 임대관리 수익 일부를 미래에셋컨설팅에 몰아줬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 중심가에 있는 광화문 포시즌 호텔이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생명 등 미래에셋 계열사가 전액 출자한 사모펀드가 5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조달해 지은 이 호텔의 관리도 미래에셋컨설팅이 맡았다. 임대차계약으로 임차료를 내고 이를 제외한 호텔 운영 수익은 모두 미래에셋컨설팅이 가져가는 구조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