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요 계열사 5곳 모두 영업 부진

현대차 올해 반등, 예년 회복수준

SK, 투자활동 반토막…리스크 관리 나선듯

LG '전자 소그룹' 영업수익성↓ 재무부담↑

롯데, 뚜렷한 투자활동 축소…수익성 회복 난항

[헤럴드경제=김성미·최준선 기자]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내놓았다. 반도체 초호황 국면에 따른 착시 효과란 지적도 많았다. 실제로 올 들어 반도체 가격 거품이 빠지자 국내 5대 그룹들은 실적 악화라는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일본 경제보복까지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라는 점이 숫자로 나타났다.

19일 헤럴드경제가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국내 5대 그룹의 영업활동 및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국내를 넘어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우뚝 선 삼성전자도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이 크게 줄었다.

▶삼성=삼성전자의 올 3분기까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2조895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6%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같은 기간 1조2505억원을 기록했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59억원으로 99% 급감했다. 삼성중공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즉 순수 사업에서 현금을 전혀 창출하지 못한 실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3분기까지 –3686억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기록, 같은 기간 154% 줄었다.

이같은 사업 부진은 투자활동 경색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까지 투자활동 현금흐름(마이너스이면 투자를 집행한 것)이 –4조5371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 동기와 비교해 80% 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8월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사업 부진으로 인해 투자 보따리를 풀어내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실적 악화에 시달린 현대자동차가 반등에 성공하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됐다. 현대자동차는 올 3분기까지 영업활동으로 2조7882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대비 211% 증가한 수치지만 지난해의 부진을 고려하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자동차는 올 들어 투자활동에 대한 현금 지출도 크게 늘렸다. 올 3분기까지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1조8834억원으로 같은 기간 1155% 증가했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자율주행차, 수소차 등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만큼 지난해 단행하지 못한 투자까지 크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

▶SK=영업활동 현금흐름과 투자활동 현금흐름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은 SK그룹이었다.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등 5개 회사의 올 1~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조2758억원으로, 전년 동기(19조3116억원) 대비 62%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14조원 이상 현금을 벌어들인 SK하이닉스가 올해 2조원대 현금흐름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또한 현금흐름 규모가 줄어들었고, SK에너지는 723억원 규모 적자 흐름을 기록했다.

투자활동도 반토막이 났다. SK그룹 5개 기업의 올 1~3분기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8조1584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2177억원) 대비 50%가량 감소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투자를 규모를 늘렸지만, SK하이닉스의 투자활동이 -13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그간 SK그룹은 적극적 투자를 통해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기존 사업부문의 역량을 강화해 실제 가시적은 투자를 거둬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SK이엔에스 등 일부 계열사의 경우 신용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 수준의 투자를 지속할 경우 계열 전반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LG=LG그룹의 경우 ‘전자 소그룹’을 위주로 사업이 위축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의 지난 1~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각각 3조5585억원, 1조422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5982억원, 3133억원으로 줄었다. 각각 83%, 78%에 달하는 감소폭이다. 투자활동 현금흐름 또한 LG디스플레이는 -4조6668억원에서 -3조2286억원으로, LG전자는 -1조9694억원에서 -4892억원으로 31%, 75%씩 감소했다.

미·중 무역갈등,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전자 계열사들의 영업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앞둔 LG디스플레이를 필두로 전자 소그룹의 재무부담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자산 규모 3~5위인 LG화학, LG유플러스, ㈜LG 3개사는 모두 투자를 늘렸고,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롯데그룹의 경우 투자활동 축소 흐름이 확연히 확인된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올 1~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730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2594억원 대비 182%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같은기간 -1조713억원에서 -3641억원으로 66%가량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를 기록 중인데, 이 규모가 전년 570억원에서 올해 1조4754억원으로 급증했다. 단기금융상품을 무려 1조6400억원가량 처분한 영향이 컸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롯데그룹 평가 보고서에서 “향후 투자 시기 분산, 자산 매각 등에 힘입어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겠지만, 소매유통, 석유화학 등 주요 사업부들의 업황 저하로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