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조선왕조 500년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안은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이 시작되고 있다.
2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부제 의궤살인사건)’에선 왕위를 지키기 위한 영조(한석규 분)가 노론의 비밀조직인 ‘대일통회맹’과 결탁한 비밀을 담은 문서 ‘맹의’를 등장시키며 참혹한 정치게임의 서막이 알렸다.
배우 한석규가 영조로 분하고 이제훈이 사도세자가 된 ‘비밀의 문’은 지금까지 TV드라마에선 다루지 않았던 사도세자에 대한 이야기가 전면으로 나오며 기존 영조시대를 다룬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인물들을 그려가고 있다. 드라마는 태생부터 불안했던 영조가 왕위를 지키기 위해 강력한 권력을 지향하며 빚어지는 노론과의 갈등, 절대왕권을 주창한 아버지와는 달리 ‘권력은 나누는 것’이라고 바라본 사도세자와의 갈등, 노론과 소론의 갈등에 사도세자 죽음의 진실을 되짚어가는 미스터리를 얹으며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2회분에서는 우연히 ‘맹의’를 손에 넣고 의문의 죽음을 마주한 신흥복을 통해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이 극대화됐다.
‘맹의’는 영조가 왕이 되기 전인 연잉군 시절 형인 경종을 왕좌에서 밀어내기 위해 노론의 영수인 김택과 결탁하며 노론세력과 한 배를 타겠다고 서약한 비밀 문서다. 영조의 왕위승계과정의 약점이 담긴 이 문서는 이선의 절친한 벗이자 도화서 화원인 신흥복의 손에 들어갔고, 신흥복은 이를 사도세자 이선에게 알리려 그를 찾아가는 길에 의문의 죽임을 당했다.
그 배후에는 김택이 있었다. 영조 역시 맹의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승정원에 불을 질렀으나, 이미 김택은 신흥복을 제거하고 맹의를 손에 넣은 상태였다. 노론의 영수는 맹의를 품은 채 한 때는 동지였으나, 오랜 세월 정적이 된 영조를 압박했다.
맹의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날 경우 아들 이선이 자신을 몰아내고 왕좌를 위협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진 영조는 다시 김탁과 손을 잡고, 그의 뜻대로 신흥복 살해사건은 자살로 종결했다.
하지만 절친한 친구의 죽음에 이선은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재수사를 결정한다. “권력은 부자 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냉혹한 정치현실을 보여주는 단초가 되는 이 사건으로 향후 이선은 자신의 정치 성향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흥미진진하게 전개됐던 신흥복 살인사건을 통해 배우 한석규는 왕위를 지키려는 광기 어린 영조의 모습과 아들을 향해 인자하면서도 냉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두루 보여주며 드라마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날 방송된 ‘비밀의 문’은 전국 기준 9.7%, 수도권 기준 11.0%(닐슨코리아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 안방 1위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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