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유통업체 할인 공세에
소비자 “필요한 물품 미리 사두자”
가전·여행 등 고가 상품도 인기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10년 전 보다 낮은 가격에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할인 쿠폰 공세에 소비자들이 굳게 닫혀 있었던 지갑을 열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최대 60~80%의 압도적인 할인율이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군불을 지핀 셈이다. 특히 올해는 30만원 할인 쿠폰, 장바구니 25% 세일 등 많이 살수록 할인 금액이 커지는 혜택들이 많아져 가전제품이나 해외여행 패키지 등 고가의 제품이 많이 팔리는 등 매출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마트에 이어 e커머스도 역대 최대 매출=12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연간 최대 쇼핑 혜택을 제공하는 십일절(11월11일)에 당일 거래액으로 1470억원을 달성,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44%나 증가한 수준으로, 분당 1억200만원 이상 판매된 규모다. 특히 이날 오전 9시에는 처음으로 시간당 100억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12일 오전 6시 현재 누적 판매량이 3210만여 개를 기록하며 지난해 판매 실적(3200만개)을 넘어섰다. 행사가 12일 자정까지 진행되고, 마지막 날 실적이 몰리는 것을 고려하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이베이 측 설명이다. 올해 이베이코리아는 최대 30만원까지 할인되는 쿠폰을 4일에 한번씩 증정하고, 할인품목도 2500만개로 확대하는 등 대대적인 할인 공세를 벌였다.
‘티몬111111’ 행사를 진행한 티몬 역시 지난 1~10일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급증해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2일 18개 계열사를 총 동원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대한민국 쓱데이’를 열어 하루에만 600만명의 고객을 불러 들였다. 매출 역시 하루에만 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블랙이오’ 행사를 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롯데 역시 ‘롯데 블랙페스타’(1일~7일) 기간 동안 롯데ON을 이용한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으며, 매출은 43% 가량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e커머스는 이같은 호응에 힘입어 11일 자정부터 오는 17일까지 ‘롯데ON 릴레이 끝장 위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오늘의 끝장 특가 아이템’은 매일 1개씩 오전 10시에 한정수량으로 공개되며, 기존 판매가의 30%를 엘포인트(L.POINT)로 환급해 준다. 기존 판매가보다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롯데에 따르면, 지난 11일 판매한 카시트계의 명품 주니어카시트 ‘싸이벡스 솔루션 큐투픽스 플러스’ 상품의 경우 행사 시작 30분 만에 70여 대가 완판되는 등 소비자 호응도 높다.
이처럼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최대 매출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한 경쟁이 한 몫했다. 수년 전부터 11월 할인행사를 진행해 온 e커머스 업체들은 이마트, 롯데쇼핑 등 유통 강호들이 불을 지핀 할인 공세에 맞불을 놓았다. 행사 상품을 대폭 확대하는가 하면, 할인율을 크게 높여 대대적인 공세를 벌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막론하고 소비자들을 유인할 만한 초저가에다 대규모 할인쿠폰을 살포하는 덕에 대규모 행사를 벌였던 온·오프라인 업체들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이에 소비심리 자체가 개선되며 유통업계 전체 매출이 올라갔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켠에선 초저가 및 할인쿠폰 경쟁이 소비심리 자체를 개선했다기 보기에는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높은 할인율을 선보인 특정 업체에 소비자들이 몰리다 보니 다른 업체들은 오히려 매출 감소를 감수하는 등 풍선효과만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UHD TV·미주 패키지 등 고가제품 ‘인기’=올해 할인 행사에서 고객들이 많이 찾은 상품은 아직까지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생필품이 많았다. 국민가격을 선포한지 100일 지난 이마트의 인기 상품을 보면 4900원 최저가의 도스코파스 와인(750ml)이나 700원 물티슈, 국민 생수 2L 등이 있다. 티몬에서는 2019 햅쌀이 매출 상위 5위권에 포함되며 인기 상품에 올랐다.
이와 함께 TV나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고가의 가전들도 인기 상품 대열에 올랐다. 최대 30만원 할인 쿠폰(G마켓·옥션), 장바구니 25% 할인(위메프) 등 구매 금액이 클 수록 할인 혜택도 커지는 덕에 평소에 필요한 고가의 제품을 할인 행사를 활용해 사두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11번가의 ‘십일절’에서 가장 인기있던 상품은 삼성전자의 대용량 16kg 건조기였다. G마켓에서는 비스포크 냉장고가 9억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옥션에서는 LG전자의 노트북 그램과 75인치 UHD TV가 각각 11억2000만원과 9억6000만원 어치 팔렸다. 티몬에서는 미주/캐나다 일주 7일 패키지 상품이 100만원대의 고가 상품임에도 불구, 매출 상위 5위에 랭크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행사 기간 중 가장 많이 팔린 제품도 50만원대의 괌 PIC 4/5박 패키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