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가이드 라인’ 제시하자 보조 맞추기에 급급
-국방부 “완벽한 대비태세” 원론적 입장 되풀이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국방부는 4일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 이외에 장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을 이동식발사대(TEL)로 발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이 이미 2017년 TEL을 활용해 ICBM급인 화성-14형과 화성-15형 시험발사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이를 부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보조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TEL에서 ICBM을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우리 군은 동창리 발사장이든 TEL이든 관계없이 적의 위협과 능력에 따라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한군의 관련 동향에 대해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으며 완벽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했다. 노 부대변인은 이어 거듭된 질문에도 “(북한이) 이미 2017년 TEL을 발사 위치까지 운반해 그 자리에서 고정된 별도의 받침대를 이용해 발사했다”면서 “그 이후 2년 정도 경과됐기 때문에 군사·기술적 노력들이 지속돼 왔을 것으로 평가하고 0.001%의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며 북한의 TEL을 이용한 ICBM급 발사 능력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청와대가 북한이 ICBM을 TEL로 발사하기 어렵다는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시험장이 폐기되면 ICBM을 발사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앞선 발언 취지”라며 “동창리가 완전히 폐기되면 ICBM 발사능력은 TEL로 발사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특히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이 폐기되면 북의 ICBM 발사 능력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정 실장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합참 차장 출신인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역시 “현재 북한의 능력으로 봐도 ICBM은 TEL로 발사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2017년 ICBM급으로 평가받은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시험발사할 때 TEL을 활용하고 사진까지 공개한 바 있다. 정 실장과 김 1차장의 발언 의도가 북한이 TEL에서 곧바로 ICBM급을 발사하는 게 아니라 단순 운반 뒤 고정된 별도의 받침대를 사용하는 것을 가리킨 것이라고 이해한다고 해도 북한이 동창리 서해발사장만 폐기되면 ICBM급 발사할 수 없다는 인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앞서 김영환 국방정보본부장은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북한은 현재 TEL로 ICBM을 발사 가능한 수준까지 고도화돼 있는 상태”라면서 동창리 서해발사장은 ICBM 보다는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기 위한 장거리로켓 발사 등의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