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버티고’는 위태로운 회사생활을 이어가는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미지와 음악을 통해 주인공의 감정을 극화한 만큼 전개를 따라가기 쉽지는 않다. 그러나 주인공 서영을 연기한 천우희의 디테일하면서도 입체적인 연기가 몰입도를 높인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 분)이 창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1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버티고’ 언론시사에서는 전계수 감독과 배우 천우희, 유태오, 정재광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버티고’는 17일 개봉한다.▲ 영화를 연출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직장 생활을 3년 정도 했는데, 그때 감정을 시나리오에 담고 싶었다. 특히 영화의 고층 빌딩은 내가 일한 상황과도 비슷했다.”(전계수 감독)▲ 본인의 경험이 담긴 영화인데, 주인공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어야 했던 이유는?“여성성과 남성성의 대립을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니다. 현대 문명의 빠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현대인들의 열패감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정점이 고층빌딩이라고 생각했다. 어항 속에 갇힌 물고기 같은 애잔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고층빌딩은 수직적이고, 굉장히 남성적인 이미지가 있다. 그 안의 회사 질서도 가부장적이고, 남성적이지 않나. 정직원도 아니고, 계약직이라는 아슬아슬한 신분을 유지해야 하는 여성이 사방에서 포위된 느낌을 그리려고 했다. 특히 남성성과 대비를 이룰 때 극적으로 들어날 것 같다는 무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전계수 감독)▲ 서사보다는 이미지 중심이다. 이런 전개 방식을 택한 이유는?“감각을 상실한 여성, 현대인이 회복하는 과정을 그렸다고 생각했다. 감각, 감정들의 무늬를 사운드와 미장센으로 담기 위해 신경 썼다. 이 영화의 동력은 서사라기보다 서영이라는 인물의 감정의 흐름이다. 서영이 발 딛고 있는 지반이 흔들리고, 감각하는 세계 자체가 왜곡돼 들려오는 감각과 감정으로 영화의 리듬을 만들고자 했다.”(전계수 감독) ▲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 이어 또 한 번 청춘을 연기했다. 어떤 부분에서 공감했나?“우연히 연속으로 그렇게 연기를 하게 됐다. 내가 지나가고 있는 세대다 보니 더 현실적으로 그리려고 했다. 두 작품 모두 극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내가 현실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공감가게 표현하고 싶었다.”(천우희)
▲ 비밀 많은 진수 캐릭터, 감정을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연기하기 전에 인물의 이력서를 써봤다. 비밀스러운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타고난 것인지 후천적인 교육 때문에 생긴 것인지 고민했다.”(유태오)▲ 천우희와의 멜로, 그동안 보여준 캐릭터와는 다르다. “영화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한국 멜로를 좋아했다. 우리나라 정서가 ‘올드보이’ 이후 파워풀함이 부각됐지만, 순수했던 시절도 있었던 것 같다. 국내 멜로를 너무 좋아했다. 영화 ‘레토’ 이후에 강인한 악역이나 액션이 풍부한 역할을 맡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감성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전통 멜로는 아니지만, 장르는 멜로지 않나. 자부심이 많이 느껴진다.”(유태오) ▲ 서영의 주변을 서성거리는 로프공 역할, 어떻게 접근 했나?“삶의 의지가 담긴 천사라고 해석했다. 천사에 대한 레퍼런스를 위해 관련 작품들을 찾아가기도 했다.”(정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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