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에 무더위 실종 직격탄

에어컨·맥주, 시원찮은 매출

신상 의류·여행 패키지 앞당겨

올 여름 예상만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지 않자 유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여름 대표상품인 에어컨이나 선풍기, 맥주 등의 매출이 부진하는 등 여름 매출이 시원치 않은 탓이다. 이에 이른 가을 준비를 통해 놓쳤던 여름 매출을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여름 대표 상품인 에어컨이나 선풍기, 맥주 등의 매출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A온라인쇼핑몰에 따르면, 지난달 에어컨 품목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이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풍기 매출 역시 전년동기 대비 10~20% 줄었다. B가전전문점도 에어컨과 선풍기가 각각 15% 내외로 역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큘레이터는 에어컨을 틀기 애매한 날씨에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두자릿 수 매출을 기록했다.

여름철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맥주도 마찬가지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달 맥주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늘어나는데 그쳤다.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족’이 느는 트렌드 덕에 두자릿 수 성장을 기록했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여름 계절 상품의 부진은 비단 지난 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여름 초입을 알리는 6월에도 예상만큼 수은주가 올라가지 않아 매출이 지지부진했다. 롯데멤버스가 최근 발표한 ‘6월 엘포인트(L.POINT) 소비지수’에 따르면, 가전전문판매점의 소비지수는 9.2% 하락하면서 9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여름 계절가건인 에어컨, 제습기 등의 판매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품목별로 보면 맥주의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국산 맥주의 소비가 7.7% 감소했으며, 수입맥주도 5.3% 줄었다. 맥주와 곁들이는 어포류(-49.4%)와 오징어(-4.1%)도 소비지수가 낮아졌다. 여름 상품 판매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낮은 기온’이다. 유통업계는 폭염특보가 2008년 이후 11년래 가장 이른 5월14일에 발효되면서 올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 지난해만큼 기대가 컸다. 하지만 막상 여름시즌이 시작되는 6월부터 잦은 비로 인해 기온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자 계절 상품 구매를 위한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3.4일로, 2015년(3.2일)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었다.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기간(15.5일)에 비해선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열대야 일수도 5.1일로, 작년(7.8일)보다 2.3일 줄었다.

유통업계에서는 미진한 여름 매출을 만회하고자 가을 준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가을 의류 신상품이 7월 초에 일제히 선보이는가 하면, 호텔 공식 홈페이지에선 가을 여행 얼리버드 패키지 예약을 이미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보름 가량 이른 9월 둘째주에 시작하는 만큼 추석 선물 예약 판매를 예년보다 3주 가량 앞당겼다. 신소연 기자/carr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