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200년 전 정조대왕이 ‘현륭원 참배(능행차)’를 기념해 세운 화성 안녕리 표지석이 도시개발로 인해 지금의 자리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화성시가 도시계획도로 확장 공사를 추진하면서 이 표석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공사 추진 계획을 세웠으며 이를 이전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구나 ‘정조 문화권 도시’를 표방해온 같은 경기도권인 수원시의 경우 13년 전 이미 해당 표지석을 향토문화재로 지정 관리하고 있는 반면, 화성시는 향토문화재 지정도 하지 않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수원 화성 축조 과정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1797년 작성)’에 따르면 이 비석은 1789년부터 1797년 사이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모셔진 현륭원(지금의 융건릉)을 방문하면서 수원 지지대고개에서 현륭원으로 가는 주요 지점에 건립한 표석 18개 중 하나다. 이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은 5개(괴목정교·상유천·하유천:수원시 소재-만년제·안녕리:화성시 소재)에 불과하다.
한 주민은 “수백 년 역사를 지닌 표석을 진품 그대로 세워둔 것도 모자라 공사로 이전까지 한다니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화성시 도로 담당부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공사로 인한 표석 이전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면서 “추후 문화유산과와 지역 주민 등의 의견을 수렴해 위치를 다시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지역 위치를 알리는 표석은 바로 그 위치에 있어야 존재의 의미가 있다”면서도 “안녕리 표석은 추후 2∼3m 인근에 다시 설치될 예정으로 올해 안에 관내 2개 표석을 모두 향토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해당 매체에 밝혔다.
이어 “정조대왕도 실사구시 사상에 따라 표석의 위치를 고수하는 것보단 후세가 편리하게 바꾸는 것을 이해해 주실 거라 판단했다”며 “그동안 화성시는 개발에 신경을 쓰다 보니 문화재 관련 업무가 미진했다”고 덧붙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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