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사진>가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1930년대 히틀러에게 했던 실수를 반복해선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집중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2차 세계대전을 야기한 히틀러에 비유해서다.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 레퍼블리카를 인용해, 지난달 30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비공개로 열린 EU 정상급 회의에서 캐머런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체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멈추게 해야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캐머런 총리는 1938년 뮌헨에서 네빌 채임벌린 당시 영국 총리가 히틀러 독일 총리의 거짓말을 들어줬던 실수를 상기시켰다. 당시 히틀러는 “체코슬로바키아 일부 지역의 점령을 인정해주면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듬해 이를 어기고 폴란드와 프랑스를 침공함으로써 2차 세계대전을 야기했다.
캐머런 총리는 “우리는 1938년 뮌헨에서 한 실수를 반복해서 저지를 위험이 있다.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면서 “이번에는 푸틴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 그는 이미 크림을 점령했으며, 이제 국가 전체를 접수하게 놔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애초 이 자리는 앞으로 5년간 EU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토론의 장으로 변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은 푸틴이 자신에게, “그의 군사력은 그렇게 하라고 명령하면, 키예프를 2주안에 점령할 수 있다”고 말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라 레퍼블리카 보도에 따르면 바호주 위원장은 푸틴에게 우크라이나 동부에 러시아 군대가 있는지 묻자, 푸틴에게선 이런 답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러시아군이 국경 넘어 최소 1000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보다 많은 1600명까지 보고 있다.
다우닝가(영국 정부)는 이러한 캐머런 총리의 발언을 사실로 확인해 주지 않았다.
러시아 크렘린궁 역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푸틴과 바호주간의 대화 내용이 잘못 인용 보도됐다고 주장했을 뿐이다.
러시아 관영통신 인테르팍스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는 부정확하다. 외교 관례도 벗어난 것이다. 그런 심각한 정치 계산은 부적합하다”고 해명했다. 또 블라디미르 치조프 EU 주재 러시아 대사는 푸틴 대통령과 바호주 위원장 간의 전화 대화 녹취 내용을 공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
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