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통령이 나설 일 아니다 일관 불구 野·유가족 거센 압박…민생법안 처리도 난망 ‘침묵 깨고 모종의 메시지’ 관측 주목
청와대는 3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요구사항이 담긴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대통령이 나설 일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ㆍ기소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두고 여야와 유가족이 접점을 찾지 못해 국회가 개점휴업 상태이기는 하지만 정국전환의 열쇠가 될 특별법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여전히 ‘거리두기’를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3일, 전날 세월호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벌인 ‘삼보일배’ 등에 대해 “특별법은 여여가 합의를 통해 국회에서 해결할 사안”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법 제정에 관한 것은 국회 안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원칙’에 변함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런 입장은 진상조사위에 수사ㆍ기소권을 부여하고, 특별검사 추천권도 사실상 유가족에게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야당ㆍ유가족 측 특별법안에 대해 국민 여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최근 유가족과 벌인 3차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누리당은 지지세력인 보수층에서 세월호 유족측의 요구에 대해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지나친 요구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국회내 해결’ 원칙을 끝까지 견지하기엔 부담스러운 대목이 적지 않다. 정치권에선 추석연휴 전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박근혜정부가 줄기차게 주장하는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치 국면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월호 유족과의 약속도 걸림돌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16일 청와대에서 유가족을 만나 “세월호 이전 대한민국과 그 후에 대한민국은 전혀 다른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야당과 유가족은 이를 끝까지 거론해 박 대통령을 압박할 수 있다. 특단의 조치 없이는 국회의 개점휴업상태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부담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특별법 탓에 교착상태에 빠진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중재안을 낼 의사를 밝혔지만 여당 측이 거부해 국회는 자체 해결 능력이 없는 쪽으로 귀결되고 있다. 결국 박 대통령이 나서야 할 분위기로 정국은 흘러가고 있다.
박 대통령이 2기 내각 출범이후 경제살리기와 민생챙기기에 집중하는 ‘모드’로 확 전환하면서 국정운영에 주도권을 쥐고 있는만큼 세월호특별법 처리에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메시지를 던지며 ‘특급 소방수’ 로 역할할 것을 기대하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분석하기에 따라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 고유의 명절 추석에는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서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그 분들의 마음을 되새겨야 한다. 가족의 소중함과 가장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는 날이기도 했으면 한다. 요즘 경기 때문에 가장의 어깨가 무겁고 힘들 때 가족들이 주는 희망과 믿음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300여명의 희생자 가족을 염두에 둔 행간으로 분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추석 연휴에도 유가족들이 거리에서 농성을 벌일 계획인 만큼 박 대통령이 이들을 무시하긴 힘들 것이다. 연휴 전에 세월호 특별법 타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뭔가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홍성원ㆍ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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