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만족하며 타는데 주변에선 ‘그 차를 왜 타?’라며 다들 의아해하는 게 스트레스다.”
시트로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탄다는 기자의 지인은 언젠가 이런 푸념을 늘어놨다. 주행 성능이나 승차감, 기타 상품성이 낮은 인지도에 가려져 ‘평가 절하’ 당하는 게 아쉽다는 것이었다.
지난달 기준 시트로엥의 판매대수는 44대.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0.24%에 불과하다. 국내 시장에선 주목받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인지도 하나만 놓고 논하기에는 차량의 디자인과 성능이 아까운 브랜드이기도 하다. 특히 시트로엥이 최근 한국에 선보인 ‘뉴 C5 에어크로스’는 독특한 디자인과 실용성, 성능의 조화가 인상적인 시트로엥의 플래그십 SUV로 인지도 때문에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게 무척 아쉬운 차였다.
기자는 최근 뉴 C5 에어크로스의 운전대를 잡고 경기도 가평 마이다스리조트에서 서울 성동구 한불모터스 본사까지 약 130㎞를 달려봤다. 고속도로와 지방 국도, 산길과 강변까지 직선 고속구간과 와인딩 구간 등을 두루 체험해볼 수 있는 시승코스였다.
시승 전 살펴본 뉴 C5 에어크로스는 전체적으로 둥그스름한 차체에 도어 하단과 프론트 범퍼에 위치한 컬러칩, 투톤 루프바 등이 조화를 이뤄 개성넘치는 모양새였다. 차체도 전장 4500㎜, 전폭 1840㎜, 전고 1690㎜로 동급 준중형 SUV 대비 크다는 인상을 줬다.
실내 공간도 널찍했다. 일단 차가 높고 넓어 답답한 느낌이 없었고, 개폐 가능한 가로 840㎜, 세로 1120㎜의 대형 파노라믹 선루프까지 더해져 개방감을 최대치로 만끽할 수 있었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계기판과 최소화된 센터페시아의 버튼도 시원시원한 분위기를 더해줬다.
깊고 넓은 수납공간은 동급 SUV에서 보기 드문 수준이었다. 특히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콘솔박스의 깊이가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기자의 팔꿈치까지 들어갈 정도였다. 여기에 프랑스 차엔 드물게 장착되는 컵홀더가 있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성능과 승차감도 기대 이상이었다. 뉴 C5 에어크로스는 시트로엥이 자랑하는 ‘시트로엥 어드밴스드 컴포트’ 프로그램을 장착했다. 이는 크게 ‘프로그레시브 하이드롤릭 쿠션 서스펜션’이라는 유압식 서스펜션과 고밀도폼의 컴포트 시트 두 가지로 구성된다. 지면에서 유입되는 진동이 댐퍼 상하에 있는 두 개의 유압식 서스펜션에서 두 번, 시트에서 한 번, 총 세 번 감쇠해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해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래서인지 노면이 울퉁불퉁한 지방 국도를 달리는 순간에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을 때 리바운드가 없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시트로엥 관계자는 “일반 서스펜션 대비 2개의 유압식 댐퍼가 충격을 잡아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와인딩 구간에서도 서스펜션이 적절이 작용해 롤과 피치를 잘 억제했다. 시트로엥이 자랑하는 ‘어드밴스드 컴포트 시트’도 도로에서 올라오는 잔진동과 소음을 효과적으로 걸러내 나쁘지 않았다.
‘달리기’ 실력도 인지도로 외면받기엔 제법 훌륭했다. 시승 차량에 탑재된 1.5리터 블루HDi 엔진은 최고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30.61㎏ㆍm. 특히 실사용영역인 1750rpm에서 최대 토크가 집중돼 주행감이 무척 경쾌하고 민첩했다. 다소 가볍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기자 입장에선 시원시원한 주행감이란 인상이 강했다. 아울러 스톱-앤-고가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 유지 기능, 차선 이탈 방지 기능이 조합된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도 안정적으로 차량을 조향해 합격점을 줄 만 했다.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복합연비는 14㎞/ℓ 수준으로 공인 연비(14.2㎞/ℓ)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총 3가지 트림으로 구성된 뉴 C5 에어크로스의 가격은 3943만~4734만원. 관건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의 극복이다. 시트로엥도 이 부분을 모르고 있지 않다. 뉴 C5 에어크로스 출시에 이어 다음달 뉴 C3 에어크로스 SUV의 출격을 준비 중이다. 공격적인 신차 출시 외에도 연내 8곳 이상의 전시장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 한 해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인 2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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