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윤 대표 “가해자 찾아야 화해를 하지” -3일, 제주4ㆍ3사건 71주기… 추산 사망자 3만명

[사진=양동윤 제주4ㆍ3도민연대 대표 제공]
[사진=양동윤 제주4ㆍ3도민연대 대표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화해를 얘기하는데 누구와 화해를 해야 되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제주 4ㆍ3 진상조사는 다시 이뤄져야 한다.”

양동윤<사진> 제주 4ㆍ3 도민 연대 대표는 지난 2일 4ㆍ3사건 71주기를 앞두고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03년 나온 보고서는 미완의 보고서”라며 다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 대표는 제주 4ㆍ3건으로 수감된 2530 명의 수형인 명부를 바탕으로 전국을 돌며 생존자들을 만났고, 만난 생존자들 18명의 무죄를 이끌어내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1948년부터 7년 7개월 가까운 기간에 3만명 가까이 인명피해가 일어난 사건”이라며 “2년간 진행한 진상조사만으로 발간된 ‘진상조사보고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2003년이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새로운 사실들도 추가로 발견되고 있고, 이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고 덧붙였다.

양 대표는 학살이 일어난 장소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제주에 매년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온다”며 “이들이 찾는 관광지가 전부 학살지다. 이곳들에 대한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철저한 가해자 조사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해를 해라고 하는데, 피해자들은 누구와 화해를 해야 되는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가해자를 찾는다는 것이 처벌의 측면도 있다. 그러나 화해를 하려면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대상은 가해자여야 한다. 이에 대해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피해자들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아직도 살아 있는 분들도 있고, 희생된 가족의 유가족도 있고 시민운동 하는 사람도 있다”며 “오래된 역사이기는 하지만, 아직 희생자들의 눈앞에는 선연히 살아 있는 역사”라고 했다.

양대표는 또 “생존해 있는 수형자 일반에 대해서도 정부가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18명과 같은 무죄 취지의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4·3 수형 희생자 18명은 제주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에 의한 구금과 수형에 대해 재심을 청구해 지난 1월 공소 기각 판결을 끌어냈다. 공소기각은 과거 이뤄진 18명에 대한 재판 자체가 ‘무효’라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18명에 대해 사실상 무죄를 선고한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양 대표는 “남은 사람들이 18명과 같은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재판을 받거나, 혹은 입법(특별법 제정)을 통해야 한다. 하지만 다시 재판을 받는 것은 잔인한 일이다. 입법을 통해서 이들이 공소기각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제주 4ㆍ3 사건의 공식 사망자는 1만4233명, 추정사망자는 3만명에 이른다. 반세기 가까이 사건에 대해 침묵하던 국가는 지난 2001년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진상규명에 들어갔고, 2003년 ‘제주4ㆍ3사건진상조사보고서’를 내놨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