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의 차량 공유 스타트업 ‘리프트’가 지난주 금요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리프트는 이날 공모가(주당 72달러)보다 8.7% 오른 78.2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22억달러, 한화 약 25조24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 25조5000억원과 맞먹는다. 조만간 상장을 앞둔 역시 차량 공유 스타트업 ‘우버’는 기업가치 1200억달러로 예상된다. 미국의 3대 완성차 회사인 GM(453억달러), 포드(351억달러), FCA(피아트크라이슬러·318억달러)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 보다 많다.
#2. 한국의 차량 공유 스타트업 ‘럭시’, ‘티티카카’, ‘풀러스’, ‘모두의셔틀’, ‘차차’ 등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단속과 불법 판정을 받고 카풀 서비스 등을 중단하거나 사업 모델을 바꿨다. SK텔레콤,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은 차량 공유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눈을 돌려 동남아의 ‘그랩’, 인도의 ‘올라’에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씩 투자했다. 그나마 남아있던 카카오는 택시 이익단체의 압력에 못 이겨 ‘한국식 카풀’ 이라는 형태로 타협했다.
IT산업 강국 한국이 스타트업 불모지가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정부가 ‘제2벤처붐’ 을 일으키기 위해 12조원 규모의 정책 펀드를 조성하는 등 벤처·스타트업 육성에 두 팔을 걷었지만 업계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이미 자금은 충분히 풀려있는 상황에서 규제와 정책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IT업계에서는요, 1년 중에 3개월은 놉니다. 그리고 6개월동안 일해서 어느정도 결과물을 만들어 놓죠. 막판 3개월은 클라이언트 요구 사항이라던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전에 했던 일을 통채로 갈아 엎기도 합니다. 이때 사실 1년치 일을 다 한다고 봐도 무방하죠.”
벤처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관계자는 최근 겪는 어려움 중 하나로 주52시간 근무제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IT 업체들이 노동시간을 늘려달라고 하는게 아니라고 했다. 회사가 적법하게 52시간을 지킬 수 있도록 유연성을 높여 달라는 것이란 의미다.
정부는 주52시간 도입으로 근무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경우 추가 인력을 채용하길 바란다고 설명한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필요한 정책 방향이라고 이해되는 지점도 많다.
그러나 업계의 특성상 생산성이 신규 인력을 투입한다고 해서 바로 나아지지 않는다. 전통 제조업의 경우 교육을 거치면 신입 직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성을 보인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단순 노동이 아닌 ‘창작’에 가깝다. 한 명의 일을 두 명이 하면 효율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IT, 벤처, 스타트업 및 게임과 관련한 주무 부처 공무원들도 알고 있지만 고용노동부 측 입장과 대립하면서 문제를 쉽게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하다가 결국 전과 2범의 범법자가 된 기업 대표는 사업을 접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했다.
그는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에서 개최하는 청년크라우드펀딩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제품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의 사업 모델이 의료기기법을 위반했다고 검찰에 고발했다.
매년 전 세계 7조5000억 달러가 의료비로 사용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톱 100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75%가 한국에서 온전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는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심전도 측정 스마트워치도 규제에 좌초될 뻔한 사례다. 애플이 작년 11월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애플워치4’를 출시하자 전 세계 언론은 ‘세계 최초’ 타이틀을 붙였다. 그러나 심전도를 잴 수 있는 스마트워치는 이미 2015년말 한국의 스타트업 ‘휴이노’가 개발한 상황이었다. 의료기기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정작 테스트 환경이 갖춰지지 않아 제품 출시는 계속 미뤄졌다. 논란이 확대되자 정부는 휴이노를 ICT 분야 규제 샌드박스 1호로 선정해 조건부 허가를 해줬다.
휴이노의 규제 샌드박스 1호 선정에 헬스케어 스타트업 관계자가 전하는 한마디가 스타트업 불모지의 현실을 잘 대변한다.
“고발 안 당하고 사업을 시작하실 수 있는 것 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김진원 산업섹션 재계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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