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리더의 조건이 난무하는 시대 리더십 부재에 상처받은 현대인 심리 방증
대학 ‘삼강령’ 이상적 인격체로서 리더 지향 장수에 의견 구하는 유방…소통의 리더십 표본 강자 추구한 서양 고전…시민 중시한 로크도 눈길
‘비전과 목표의 설정, 목표 설정 이유에 대한 분명한 인식, 목표의 전파와 공유, 문답능력, 조율능력, 청취능력, 인력배분능력, 신상필벌능력, 위기관리, 감성, 양보, 기다림, 나눔, 긍휼, 시간의 지혜, 회계의 지혜, 협상력, 상황판단, 감정정화능력, 준엄, 용기, 지혜, 어짊, 믿음, 짐짓 불만 시위, 명령의 위엄, 권위, 흥분자제, 신상필벌, 공평무사, 차이의 인정, 헌신, 전문성, 친화력…’-‘리더의 조건’ (캐슬린 리어던 외), ‘변화 리더의 조건’(피터드러커)에서-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리더의 조건은 이 시대 진정한 리더의 출현을 갈망하고 있음을 노정하고 있지만, 이는 또한 리더십의 부재를 반증한다. 철학서에서나 나오는 완전체로서의 ‘전인(全人)’을 현실에서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과연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수천년 인류의 지혜가 녹아 있는 고전에서 말하는 리더의 조건에는 무엇이며, 이를 해석ㆍ수용하는 현대인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동양 고전 속 리더=‘대학’은 리더다운 리더가 되기 위한 3가지 목표, 즉 삼강령(三綱領)을 설정해 놓았다. ‘밝은 덕을 더욱 밝히라(명명덕, 明明德))’, ‘사람을 사랑하라(친민, 親民)’, ‘최선의 경지에 머물러 살라(지어지선, 止於至善)’의 3가지 명제가 이상적 인격체를 가진 리더를 지향하기 위한 그것이다.
이 3가지 명제를 이루기 위한 실행과정은 팔조목(八條目)이라 하고, 다시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8가지 실천과정으로 나눠진다.
증선지의 ‘십팔사략’에서는 유방의 사례를 들며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화두를 던지고 있다. 한(漢)나라 고조(高祖) 유방이 어느 날 한신에게 물었다. “과인 같으면 군인을 얼마나 이끌 수 있겠소?” 한신이 말했다. “폐하께서는 고작해야 십만입니다” “그렇다면 그대는 어떻소?” “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황제가 웃으면서 말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면서 어찌 나에게 붙잡혀 있소?” “폐하께서는 병사를 잘 이끌지는 못하지만 장수들은 잘 이끄십니다. 그래서 신이 폐하의 밑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폐하는 하늘이 내리는 것이지 사람의 힘으로 얻는 것이 아닙니다.”
전투에서 항우를 당할 자가 없었다. 그러나 전쟁에서 승리한 자는 유방이었다. “어떠냐!”고 거만하게 외치는 항우보다는 “어떻게 하지?”를 연발하며 의견을 구하는 유방을 리더로 모시는 편이 장수들로서는 자기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양 고전 속 리더=육체, 정신, 이성을 구분했던 플라톤은 사물에 대한 이해와 지식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보호하는 사람들이라고 지칭하며 ‘철인’이라고 불렀다. 우리 중 단지 몇 명만 리더십의 재능을 부여받았고 그런 재능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스승인 플라톤과 달리 현실주의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용기와 절제를 가진 남성을 리더로 꼽았다. 성차별에 대한 인식이 없던 시기였음를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 리더는 학식이 있고 동정심이 많으며 자신과 그들이 통치하는 모두를 위해서 최고의 선을 추구한다고 봤다.
존 로크는 기존의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본질적으로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지 않으며, 개인은 모두 자유롭게 열정, 욕망 그리고 꿈을 추구한다. 개인은 단지 자신의 동의에 의해서 통치를 받을 수 있다고 봤다. 로크의 시민사회에서는 리더가 없다는 것이 특이하다.
역사의 필연성을 역설한 칼 마르크스가 제시한 리더는 대중이 계몽하도록 이끌고 ‘유적 존재’에게 자신들의 의지에 순종하도록 돕는 역할을 맡는다. 리더는 역사를 통해 필요성이 제기되면 등장하기 마련이며, 누가 리더가 될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오직 강자만이 자유로울 수 있으며, 불평등한 위계에서는 그러한 강자가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고 봤다. 권력을 향한 강한 의지를 지닌 자들이 대중을 이끌고, 타인의 복종을 요구할 줄 아는 재능을 가진 귀족적인 소수의 엘리트가 이끌어야 한다.
▶현대인의 숙제는?=고전 속 리더십의 유형은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그 유형이 천차만별이다. 이같은 여러 조건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느냐도 리더가 갖춰야 할 몫이다. 경영이론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능력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지식을 습득해서 이를 행동에 옮기고, 이 과정에서 항상 효율성을 추구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피터드러커가 가장 강조한 것은 ‘가장 먼저 듣고 가장 나중에 말하는 것’으로, 배움의 자세를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그 지위에 올라간다. 그 과정에서 배움의 자세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의 시각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기업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비단 기업 뿐 아니라 어떠한 조직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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