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두마차’ 반도체ㆍ對中 수출, 내리막길…정부, 곧 활력대책 발표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수출을 견인하던 반도체와 중국 ’쌍두마차‘가 주춤하면서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최근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유가 하락으로 석유화학 부문 수출이 줄고, 반도체 수출 단가가 떨어지는 등 주력 산업의 경기가 한꺼번에 나빠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중국 내수 부진, 선진국 수요 둔화 등 글로벌 악재가 악영향을 미쳤다고 풀이된다.

정부 안팎에선 수출 감소 원인이 글로벌 악재라는 점에서 쉽게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정부는 대외 여건이 개선되는 하반기에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수출 동력을 이어가기 위한 수출 활성화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39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1% 감소했다.

작년 12월(-1.2%), 올해 1월(-5.8%)에 이어 3개월째 감소세다. 무역수지는 85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31억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월평균 59억달러와 비교하면 대폭 감소한 수치다.

수출 감소세는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21%가량을 차지한 1등 품목인 반도체 수출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작년 말부터 이어진 가격 하락세와 수요 부진으로 24.8% 줄었다. 지난해 12월에 전년 동기(이하 동일)보다 8.3% 줄면서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전환된 후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작년에 이어진 가격 하락 흐름이 반도체 수출액 감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 기준 8GB(기가바이트) D램 가격은 작년 1월보다 36.5% 떨어졌고, 128GB낸드플래시 가격은 22.4% 낮아진 수준이었다.

반도체와 함께 ‘수출 효자품목’인 석유제품(-14.0%), 석유화학(-14.3%)도 수출 감소세를 면하지 못했다.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공급물량 증가 등으로 수출단가가 계속 하락한 탓이 컸다.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액 감소도 비상이다. 대(對) 중국 수출은 지난해 11월(-3.1%), 12월(-14.0%), 올해 1월(19.1%), 2월 (-17.4%) 등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대 중국 수출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26.8%를 차지했다. 반도체·일반 기계·석유제품·무선통신기기 부진이 중국으로의 수출액이 감소한 주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중국 산업 경기 부진, 수요 감소, 현지 기업의 시장 지배력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 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온 수출의 부진이 이어지면 결국 거시 경제 지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7년 3.1%를 기록하며 2014년(3.3%)에 이어3년 만에 3%대로 복귀했으나 작년에 2.7%로 떨어졌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2.6∼2.7%로 잡았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가 최근 2.6%로 하향 수정했다.

작년 12월 기준 해외 투자은행(IB) 9개사가 내놓은 한국의 2019년 성장률 전망 평균치는 2.6%다. 최근 수출 부진을 고려하면 추후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반도체 가격과 유가가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라 이들 가격이 회복하는 하반기에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지금은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가격이 더 내려가기를 기다리며 구매를 미루고 있는데 하반기에는 서버 교체와 데이터센터 확충 등 투자를 재개하면서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세계 교역이 위축되거나 예상하지 못한 대외요인이 발생할 경우 수출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중국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자동차 232조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대부분 2분기에 방향이 잡힐 것 같다“며 ”그런 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수출 향방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해오던 수출이 3개월 연속 내리막을 보이자, 정부는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 ‘수출 활력제고를 위한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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