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 예술의 결합을 뜻하는 ‘메디컬아트’ -전문적인 의학 정보를 시각화하는 작업 -“뼈만 보고 얼굴 복원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명한 ‘인체 비례도’는 예술처럼 보이지만 과학이라고 봐야 합니다. 아무리 예술적 감각이 있어도 해부학 지식이 없이는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의학적 지식을 표현한 그림(이미지)을 자주 접하고 있다. 매일 아침 방송에서 방영되는 건강정보 프로그램에서도 우리는 이미지로 표현된 신체 기관을 마주하게 된다. 이건 예술의 영역일까 과학의 영역일까. 이처럼 의학과 예술을 결합한 것을 ‘메디컬아트’라고 한다.
류준선 대한메디컬아티스트학회 초대 회장(국립암센터 갑상선암센터장)에게 메디컬아트의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대한메디컬아티스트학회는 지난 12일 첫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메디컬아트는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시각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학문이다. 류 회장은 “메디컬아트는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과 복잡한 의학정보에 대해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며 “최근에는 일반인들도 미디어를 통해 이런 정보를 항상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아트를 하기 위해서는 의학적 지식이 우선시 된다. 그림을 예쁘게 그릴 수 있다고 메디컬아트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류 회장은 “아트라는 이름이 붙긴 했지만 틀린 정보를 바탕으로 했을 때는 아무리 보기 좋아도 메디컬아트로서 존재 가치가 없다”며 “과학을 지향하는 예술이 아닌, 예술적인 표현기법을 빌린 과학의 한 분야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이 짐작이 된다. 의학 지식과 예술 감각을 동시에 가진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메디컬아티스트가 되는 길은 두 가지다. 과학을 전공하고 미술을 배우든지, 미술을 전공한 후 과학을 공부하는 것이다. 류 회장은 “메디컬아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표현 스킬보다는 작품이 가진 의학적 메시지”라며 “예술이 아닌 과학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말했다.
앞서 다빈치의 예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메디컬아트의 역사는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디컬아트의 걸출한 인물로는 다빈치나 ‘프랭크 네터’ 등이 있다. 때문에 외국에서는 일찍부터 메디컬아트가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를 잡으며 의학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존스홉킨스, MD앤더슨, 슬로완케터링 등 유수한 의료기관과 연구기관에는 별도의 메디컬일러스트 전담팀이 꾸려져 있다.
기술의 발달로 메디컬아트의 영역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뼈만 남은 사체를 보고 3D 작업으로 얼굴을 복원한다던가 수술 후 변화될 신체 모습을 미리 환자에게 보여주기도 있다.류 회장은 “메디컬아티스트는 넘쳐나는 의학정보를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공을 하는 번역가와 같은 역할”이라며 “학회를 통해 국내 메디컬아트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