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간 교착상태가 이어지면서 ‘식물국회’가 연출되고 있다. 이는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세월호 유가족 반대에 거듭 부딪히며 원점으로 돌아간 탓도 있지만, 앞서 국회선진화법과 상설특검법 등을 통과 시키며 여야 정치권이 ‘자승자박’한 측면도 없지 않다. 여당이 주도한 국회선진화법은 쟁점법안에 대한 여당 단독 통과를 원천적으로 막았다. 야당이 주장한 상설특검법은 세월호특별법 특검 추천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이완구 원내대표는 25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만들어질 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은 문명사회에서 상식적으로 원칙(자력구제금지원칙)을 무너트리는 일이라고 지적한 뒤 “그래서 상설특검법은 정치적 중립이란 걸 법에서 강조한다”며, “그건 야당 의원이 주당한 것이다”고 못박았다.

여기서 말하는 야당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박범계 원내대변인을 지적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현행 상설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할 당시 법사위원장이었으며, 관련 법률안의 대안으로 위원장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 6월 18일부터 발효된 이 법안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최원식 의원과 정의당의 서기호 의원이 각각 발의한 ‘상설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새누리당의 김도읍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등의 내용이 담긴 것이다.

당시 국회 법사위 위원이었던 박 대변인은 같은 당 최 의원이 발의한 상설특검법안을 논의하면서 특검 추천위원 구성과 관련해 “국회 여야 2인씩 그리고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변협회장이 추천해서 7인으로 하자”고 제시했다. 여야 2명씩 동수로 국회 몫 특검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최종 상설특검법에도 담겼다.

야당이 주도한 특검법안이지만, 세월호특별법 협상 과정에서는 여당 몫을 야당에 모두 달라고 요구하는 등 야당이 자가당착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또 새로운 법률의 첫 시행부터 위반해서는 안된다는 여당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상설특검법이 야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 여당이 주도한 국회선진화법은 여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012년 통과된 이 법안은 주요 쟁점법안에 대해 재적의원의 5분의 3(180명) 이상이 동의해야 본회의 상정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 법안 때문에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지만, 쟁점 법안에 가로막혀 각종 민생법안이나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를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새누리당의 주호영 정책위 의장은 최근 헌법소원 등의 방법을 통해 다수결의 원칙을 위배하는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위한 작업을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대안 마련에 나섰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여야간 협상이 일단락되면 여야 모두 이들 법률 손질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법률안의 취지와 장점이 분명한 만큼 개정보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보완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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