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광역시 총인구보다 더 많아…2012년 총선 민주당 득표의 두배 국내 승용차 등록대수도 넘어서…개봉 5일째 일매출 100억원 새역사
장안의 화제, 액션 넘치는 해전과 이순신 장군이 그려진 영화 ‘명량’에 이끌리는 당신. 벌써 1600만명이 넘게 봤다는 데, 실감이 안 난다. 저런 숫자는 잘 와닿지도 않는다. 그 뿐 아니다. 극장만 가면 온통 ‘명량’이다. 다른 걸 보고 싶은데 상영 중인 스크린이 없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사극인 만큼 사실(史實)에 충실했는지, 아니면 가공에 더 가까운 소설인지도 궁금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명량’과 관련한 데이터의 정체 몇 가지.
▶‘1600만’이 압도한 숫자들=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영진위)에 따르면 24일 오전(8시께) 집계 기준 ‘명량-회오리바다’의 누적 관객 수는 1604만8634명이다. 이 숫자는 지금도 ‘증가중’이다.
우선 광역시 총 인구보다 300만명 가까이 많다. 6월말 기준 부산ㆍ대구 등 전국 6대 광역시 인구는 1308만 5707명이다.
연령대를 잘라보자. ‘명량’은 15세 이상 관람가다. 중학생 이상 한국인 3명 중 1명 이상(37.7%)이 ‘명량’을 봤다.
‘1600만’은 선거에서 집계한 정당 득표도 압도한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원내 2당이던 통합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에 통합) 득표의 갑절에 육박한다. 1당인 새누리당 표보다도 67%나 많은 수치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얻은 득표(1577만여표)도 넘어섰다.
최근 끝난 교황 시복식 참여인원 17만5000명은 ‘명량’ 관람객의 1%수준이다.
이 뿐 아니다. ‘명량’을 본 이들 숫자는 작년 12월 말 등록된 전국 승용차 대수(1507만여대)를 넘는다. 올 2분기 기준 사육 중인 전국 한ㆍ육우와 돼지를 합친 수(1255만9000 마리)보다 많다.
▶회오리 친 극장가, ‘장악’의 숫자들=개봉일(지난달 30일)부터 ‘명량’이 극장가에 몰아친 숫자의 향연을 보자.
영진위에 따르면 이 영화가 선보일 당시 기존 한국영화 18편(기획전ㆍ개봉일 미표기ㆍ미개봉 작품 등 제외)이 상영 중이었다. ‘명량’을 합친 19편 스크린 수 2153개 중 53.8%(1159개)가 이 사극작품 몫으로 갔다. 매출액은 47억897만700원. 같은 날 한국영화가 거둔 총 매출의 78.7%였다.
‘명량’은 개봉 닷새 후 매출액 100억원을 넘겨 일별 매출 기록을 썼다. 같은날 걸린 다른 한국영화 16편(미개봉 제외)의 매출은 총 13억원 정도. ‘명량’의 매출 점유율은 87.9%에 달했다.
스크린도 장악했다. 개봉 7일 뒤 이 영화는 같이 상영하던 작품 총 65편(외화 포함ㆍ미개봉 제외)이 잡은 스크린 3765개 중 40%를 차지했다. 이는 ‘명량’이 극장가에 얼굴을 내민 23일(7.30∼8.21)간 최고치였다. 그 뿐 아니다. 같은날 선보인 국내작품만 놓고 보면 ‘명량’ 스크린 점유율은 72.7%로 훌쩍 뛴다.
특정 작품에 상영관이 몰린 현상은 ‘명량’ 개봉 1개월을 앞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작품 속 의문의 숫자, ‘배 12척’이 진짜 전부?=1597년 음력 9월 있었던 명량해전을 앞둔 작품 속 조선수군은 사실상 버려진 것 처럼 비친다. 수군 전체 전력이 ‘전선(판옥선)12척이었다’로 알려진 내용에 힘을 보탠다.
그러나 역사 속 사실은 다를 가능성이 높다.
정유재란(1597∼1598년) 당시 체찰부사 월탄(月灘) 한효순은 1597년 봄부터 전선 23척을 만들어 당시 수군 사령부였던 한산도에 순차적으로 공급했다. 이는 명량해전 직전(1597년 음력 7월) 칠천량서 패한 수군전력엔 포함되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는 칠천량 해전 후 선조의 명령으로 전선 30척을 더 만들었다. 이순신이 명량해전 직전까지 ‘보유한’ 배 13척과 구분되는 별도 전력이었다. 1년여 후 노량해전에서 조선수군의 전선은 83척까지 늘었다. 칠천량 패전 이후 조선정부가 수군전력을 방치하진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