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전체회의 ‘제자리걸음’ 운영일정·방식 놓고 ‘갑론을박’ 국회 여야 간 합의도 장담 못해 2020년 총선이후 개편 가능 전망도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국민연금 개편안 논의에 착수했지만 수차례에 걸친 회의에서도 논의가 제자리 걸음이어서 입법까지 가려면 넘어야 할 산이 한 둘이 아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사노위를 거친후 국회에서 여야간 합의도 이뤄야 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2020년 총선 이후에나 개편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사노위는 11일 오전 제8차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국민연금 개혁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실무협의회에서 정리한 내용에 대해 검토하고 향후 운영일정과 방식에 대해 토론했다.

경사노위 연금특위는 지난해 11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지만 전체회의가 8차에 이르는 현재까지도 운용방식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노동계 경영계 청년 비사업장가입자 등 각계의 입장 개진과 본격 논의는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연금특위는 4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데 필요할 경우 3개월 더 연장할 수 있지만 합의안을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연금개편에 대해 보험요율을 올리면 그 인상분을 부담해야 하는 경영계는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에 반대하고 있지만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소득대체율을 50%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으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경사노위에서 사회적 합의안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국회에서 여야가 직접 개편안에 손을 대야 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 가까운 47%가 정부의 국민연금 개편안 가운데 ‘현 제도 유지’(1안)에 찬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여야가 보험료율 인상이란 ‘총대 메기’에 나서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마련한 뒤 3년 반 가까이 공을 들여 국회 본회의에 올렸지만, 결국 부결된 상황이 다시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황에서 국민연금 개혁은 더 미룰 수 없는 화급한 과제”라며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가 중요한 정책 사안을 자꾸 경사노위에 떠맡기는 건 책임행정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합리적인 단일안을 만들고, 국민을 설득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연금개편안이 재정안정화를 위한 ‘더내고 덜받는’ 정공법을 피해갔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현행 소득의 9%인 보험료율과 40%인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노후 연금수령액 비율)을 유지하는 1안, 1안에 더해 기초연금을 15만원 인상(25만원→40만원)하는 2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12%와 45%로 올리는 3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13%와 50%로 올리는 4안 모두 예정된 연금고갈시기(2057년)를 그대로 두거나, 보험료율을 올리더라도 5~6년 늦추는 미봉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고갈을 막으려면 보험료율을 더 많이 올리거나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방법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적게 받고 더 많이 주는’ 기형적인 구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6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연금 보험료율(9%)은 미국(13.0%), 일본(17.8%), 독일(18.7%), 영국(25.8%) 등에 비해 크게 낮다. 그럼에도 소득대체율(40%)은 42.0%인 독일을 제외하곤 영국(30.8%), 일본(33.9%), 미국(38.7%)보다 높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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