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타이리ㆍ하트로울 커플 실종 계기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사건으로 정점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반체제 인사 커플 실종 사건을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인권 유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NN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여성이 운전한 권리를 외치는 활동가인 파하드 알 부타이리(33)와 로우젠 알 하트로울(29) 부부가 지난해 체포된 뒤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 논쟁이 활기를 띄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트로울은 지난해 3월 체포된 뒤 석방됐다가 다시 체포돼 현재 구금중이다. 비슷한 시기 부타이리는 요르단에 억류된 뒤 석방됐다. 하지만 부타이리는 석방된 지 몇달 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으며, 수백만명의 팔로워가 있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도 폐쇄했다. 이 커플은 최근 이혼했으나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부타이리는 감옥에 가진 않았지만 더 이상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이들 부부가 사실상 실종됐다고 보는 이유다.
미국의 작가이자 TV프로듀서인 커크 러델은 몇년 전 TV쇼를 녹화하는 동안 로스엔젤레스에서 만난 이 커플의 실종을 상세히 알리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커크 러델은 이 사건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 대사와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던 캘리포니아 하원의원 아담 쉬프의 답변을 포함해 수만명이 리트윗하자 “놀랐다”고 밝혔다.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 논란은 지난해 10월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사건으로 극에 달했다.
터키와 중앙정보국(CIA)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빈 살만 왕세자의 최측근이자 전 보좌관인 카타니가 당시 카슈끄지의 살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전세계적인 분노를 촉발시켰고 빈 살만의 명성을 전세계 무대에서 훼손시켰다. 하지만 사우디 측은 왕세자가 연루됐다는 사실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
인권감시기구와 국제사면위원회, 수감자 등에 따르면, 하트로울과 다른 여성 인권운동가들은 성희롱과 함께 전기와 매질로 고문을 당하고 있다. 수감자 중에는 유명한 여성 인권운동가 아지자 알-나우반, 누프 압델라지즈, 사마르 바다위, 하토 알-파시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사우디 측은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외국 단체들과 의심스러운 접촉을 하고 해외의 적대적인 요소들에 재정적인 지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에 이어 CNN에 제출한 성명에서 고문 혐의도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가 카슈끄지 살해 이후 인권 탄압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대담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활동가인 할라 알-도사리는 “카슈끄지의 죽음은 우리에게 그냥 기다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긴박감을 줬다”며 “사람들이 표적이 돼서 살해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했다.
서구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유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영국 국회의원들과 변호사 단체는 수감돼 있는 여성 운동가들에 대한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yeonjoo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