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업종 줄줄이 부진 조짐에 1등공신 반도체 증가둔화 뚜렷 올해 연간 수출이 사상 첫 6000억달러 돌파가 확실시 된다. 그러나 견인차인 반도체 수출이 최근 둔화하는 등 수출 증가세는 뚜렷하게 약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내년 수출 여건이 녹록하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수출은 5572억달러로 전년 동기간 대비 6.2%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번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연간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돌파하고 세계 6위 수출국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수출 증가율은 1분기 9.8%에서 2분기 3.1%, 3분기 1.7%까지 감소했다. 주력 업종들이 줄줄이 부진에 빠진 탓이다. 조선 수출은 올해 1~10월 59.3% 줄었다. 가전(-19.1%), 무선통신기기(-18.5%), 자동차(-4.6%), 철강(-1.1%) 등도 마이너스다.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글로벌 경쟁이 심해진 데다 외국으로 생산 공장을 옮기는 기업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수출 1등 공신인 반도체마저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1월 53.3% ▷2월 40.8% ▷3월 44.2% ▷4월 37.0% ▷5월 44.4% ▷6월 39.0% ▷7월 31.6% ▷8월 31.5% ▷9월 28.3% ▷10월 22.1% ▷11월 11.6%로 하락세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이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로 단일품목 중 가장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안한 추세다.

산업연구원은 ‘2019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규모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오히려 감소세”라며 “내년 반도체 산업의 수급상의 불균형 완화와 수출단가 하락전망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향후 우리 수출에 다소 불안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반도체 수출 전망은 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올해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전망에도 4차 산업혁명 관련신산업 발달로 인한 수요 증가로 9.3%의 수출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협회도 내년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출 증가율이 올해 30%대에서 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내년 수출 여건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제55회 무역의 날’ 행사는 오는 7일 열린다. 무역의 날은 1964년 수출 1억 달러 달성을 기념하는 법정기념일로 2011년부터 해마다 12월 5일에 열려 수출 유공자와 기업에 대한 포상 등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올해는 연 수출이 사상 첫 6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요 참석자 일정을 맞춰 ‘무역의 날’ 행사를 당초 5일에서 오는 7일로 조정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