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사업 통해 성장기업 발돋움 ‘저평가’ 벗고 주가도 상승세 제약·에너지·바이오 집중 육성 글로벌 실적 견인 ㈜SK 대표적 ㈜한화도 방산·기계·화약 호조 국내 주요 그룹의 지주사가 시장의 오랜 ‘저평가 국면’을 벗으며 재조명받고 있다.

계열사로부터 배당과 브랜드 로열티 등을 받아오던 과거의 소극적 경영 형태를 벗어나 적극적으로 신사업에 뛰어들며 성장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혀가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진행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예고와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으로 ‘지배구조 리스크’가 줄고 있는 점도 ‘지주사 몸값’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가 지주사에 주목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그간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 할인율이 40% 이상으로 이어지던 주요 지주사들의 주가가 최근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31일 25만원선까지 떨어졌던 (주)SK 주가는 28만원대를 회복중이고, (주)두산 역시 비슷한 기간 11만원선에서 바닥을 찍은 후 꾸준히 올라 13만원선 회복을 타진중이다. (주)LG 주가는 7만원선을 회복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있겠지만 각 지주사들의 자체 사업 실적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사업지주사의 모범 사례로는 단연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가 꼽힌다.

SK(주)는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으로 2015년 통합지주회사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4조6814억원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에너지 계열사들의 호실적 영향도 있지만 신사업에 대한 투자 결실과 자체적인 IT 및 시스템 통합 사업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SK는 그동안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ㆍ제약, 글로벌 에너지, 모빌리티 등에 최대 수천억 원대 투자를 연이어 성사시켰다. 지난해 전체 투자액 1조5000억원 중 절반 이상을 글로벌 시장에 투입한 데 이어 올해는 그 비중을 90% 이상 늘리며 수익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행법상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사실상 그룹의 주요 사업부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주)한화 역시 본격적인 실적 상승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주)한화의 견조한 실적 역시 자체사업이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한화는 연결기준 3분기 매출 11조6234억원, 영업이익 5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6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51.93% 증가했다.

(주)한화 관계자는 “계열사 실적 외에 자체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업이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역, 방산, 화약, 기계 등의 자체 사업에서 꾸준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 역시 지주사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기업 관계자는 “각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했고 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예고로 인해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도 사실상 해소된 상황”이라며 “특히 지주사 입장에서 가장 민감했던 지분율의 경우 기존 지주사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정리된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등으로 주주행동주의가 강화되는 시장 분위기도 지주사 가치를 재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경영권 참여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증권 등에 투자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는 530개로 사상최대로 집계됐다.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2009년 말(110개) 대비 약 5배로 성장했다.

이승환 기자/n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