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총리에 “베트남 장기투자” 약속 디스플레이·가전 사업장도 둘러봐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31일 이재용 부회장은 한국에 없었다.
지난 3일부터 시작된 20일 간의 북미ㆍ유럽 출장을 마치고 일주일만에 베트남 출장에 나섰다. 올들어 일곱번째 해외 출장이며 이달 들어서만 두번째 외국행이다.
베트남은 이 부회장이 올해 처음 방문하는 동남아 국가이기도 하다. 그동안 출장지가 북미, 유럽, 중국, 일본, 인도에서 동남아까지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속도는 그만큼 빨라졌다.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한달에 한번꼴로 출장을 다녔지만 이번 달에는 두번을 강행하며 한국에 체류한 날이 10일이 채 되지 않는다.
지난 8월 삼성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하면서 향후 3년간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이후 더욱 분주해진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설립,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 외부 개방, 3차 협력사까지 스마트공장 지원을 확대한 스마트비즈엑스포 개최까지 ‘상생경영’에 주력하면서, 해외에서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과 전장(자동자 전자장비)등 미래 성장사업 발굴에 초점을 맞춰왔다.
다만 이번 베트남 출장은 미래보다 현재에 방점이 찍혔다는 분석이다. 흔들리는 갤럭시 신화를 다잡겠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이 부회장은 지난 30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방문해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한 자리에서 “베트남에 대한 장기 투자를 계속하고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최대 휴대전화 생산시설이 있는 곳이다.
중국 저가폰 공세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재점검하고 사업확대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2박3일 일정 동안 박닌, 타이응우옌, 호찌민에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도 방문해 스마트폰은 물론 디스플레이, 가전 생산라인, 연구개발(R&D)센터 등을 점검한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동행했고,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도 함께 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한 것은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을 수행하는 입장이었지만 이번에는 총수 자격으로 베트남 총리를 면담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이달 초 20일간 북미와 유럽 주요 국가를 방문해 삼성이 4대 미래성장사업으로 낙점한 인공지능, 5G, 바이오, 전장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했다. 사업장을 둘러본 후 해외 인재 영입과 주요 거래처와의 협력을 모색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로 수감되기 전에도 한 해 3분의 1 이상을 해외 출장으로 보냈다”며 “수익구조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으로 편중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총수 본연의 역할인 미래 비전 제시와 신성장동력 발굴,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한층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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