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락장서 공매도·신용융자 종목 절반 겹쳐 업계 “공매도 계량 분석 과정에서 고려 가능”

10월 대폭락 장세 속에 ‘공매도 세력이 집중 베팅한 종목’과 ‘신용융자 과대주(株)’들이 대거 겹쳐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코스닥 시장 하락세에 신용융자 잔고가 높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반대매매가 속출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공매도 세력이 신용융자 상위 종목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신용융자 잔고(1일 기준) 상위 20개 종목과 공매도 증가(1~26일 증가 금액 기준) 상위 종목 20개 중 10개 종목이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젠,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 포스코켐텍, 바이로메드, 파라다이스, 에코프로, 컴투스, 아난티, 엘앤에프 등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신용융자 잔고와 공매도 증가 상위 20개 종목 중 8개 종목이 겹쳤다. 셀트리온, 삼성전기,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카카오, 현대건설 등이다.

하락장에서 신용융자를 받은 종목과 공매도 증가 상위 종목들이 겹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달들어 코스닥시장 공매도 증가 상위 5개 종목(신라젠,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 포스코켐텍, 바이로메드) 주가가 평균 25% 하락할 동안 이들 종목의 신용융자 금액은 128억원가량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증가 상위 5개종목(셀트리온, 삼성전기,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이 평균 20% 하락하며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겼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에코프로, 아난티, 엘앤에프’ 등과 유가증권시장의 ‘삼성전기’ 등이 이목을 끈다. 이들 종목은 시가총액 규모가 각 시장에서 상위 20위에 포함되진 않지만, 신용융자 잔고가 높고 이달 들어 공매도 증가세가 매우 가팔랐다. 10월 들어 리포트가 발간되지 않은 아난티를 제외하고, 에코프로ㆍ엘앤에프ㆍ삼성전기 등은 모두 증권사들로부터 ‘10월 목표주가 상승’ 추천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매도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업계에선 ‘신용융자 잔고’가 충분히 ‘공매도 선별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대표는 “종목 선별을 위한 퀀트(계량분석) 과정엔 매우 많은 변수들이 고려되기 때문에 신용융자 잔고 역시 하나의 변수로 포함될 수 있다”며 “신용융자 잔고가 높으면 향후 반대매매를 통한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고, 이것이 다시 주가를 하락시켜 공매도 투자자들의 수익을 올리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대심리에 의존한 종목’일수록 ‘신용융자 자금’과 ‘공매도 자금’을 동시에 끌어들이는 특징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실적이 아닌 기대심리에 의해 움직이는 종목일수록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 심리로 인해 신용융자 금액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데 이런 종목은 주가가 워낙 요동치기 때문에 단기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에게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진단했다. 특히 바이오 종목들은 설령 당장 영업이익이 나든 안 나든, ‘미래 성장성에 대한 투기 심리’가 종목 투자의 근저에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점 때문에 신라젠,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 바이로메드, 셀트리온, 삼성바오로직스에 대해 신용융자 금액과 공매도 증가세가 동시에 높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