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연합뉴스]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서 강조 대국민 사과·수사 협조 약속

“사법부가 지난 시절의 과오와 완전히 절연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현안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문책이 필요하다.”

김명수(59·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은 1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경사’인 사법부 창설 기념식이었지만, 최근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재판거래 의혹으로 김 대법원장의 기념식사는 이례적인 사과와 수사 협조를 약속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김 대법원장은 “눈에 보이는 외적인 성장 뒤에 국민의 기본권을 제대로 수호하지 못한 부끄러운 모습도 있었고, 신속과 효율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법관 관료화와 같은 어두운 그늘도 함께 있었음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사법부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여러 현안들은, 헌법이 사법부에 부여한 사명과 사법의 권위를 스스로 훼손했다는 점에서 매우 참담한 사건”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 수사가 잇따른 압수수색 영장 기각으로 막히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법원장으로서 일선 법관의 재판에는 관여할 수 없다”면서도 “사법행정 영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사협조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법관 인사 자료나 재판 검토 보고서 등 검찰이 요구하는 자료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폭넓게 내놓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밖에 법관 승진제도를 폐지해 일선 재판부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법원행정처를 대법원과 분리하겠다는 기존 약속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김 대법원장은 “저와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초심으로 돌아가 오로지 ‘좋은 재판’을 위해 헌신하는 사법부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을 각오를 하겠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등 각계 주요 인사와 법조계 원로들이 참석했다. ‘1세대 인권 변호사’로 공로를 인정받은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고(故) 이영구 판사와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가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좌영길 기자/


jyg9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