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의원 분석...지난 4년간 974조원 주식 대여...대여 통해 얻는 수익은 766억원 -같은 기간 공매도 타겟 삼성전자 하락 등으로 연금 주식 평가액은 대규모 손실로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국민연금이 공매도의 핵심 수단인 주식대여액이 10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4년 반 동안 1000조 원에 달하는 주식을 기관 등에 빌려줬다.

7일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민연금의 주식대여 건수는 모두 1만6421건, 누적 금액으로는 974조283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이 연 평균 216조5073억원의 주식을 빌려주고 얻은 소득은 수수료 766억원이다. 대여를 통해 얻는 수익률은 1%대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입은 손실은 벌써 6조 원에 육박한다. 삼성전자 등 국민연금의 주요 보유 종목이 공매도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300개 종목 주식평가액은 총 115조4686억원으로 지난해 말 121조434억원 대비 5조5748억원 감소했다.

이 같은 국민연금 보유 주식의 대여는 시장에 공매도로 돌아왔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사서 되갚는 과정에서 차익을 챙기는 투자행위다.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투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허용된 제도지만, 개인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허용되지 않은 채 외국인과 기관들만의 전유물로 인식됐다. 그 과정에서 몇몇 종목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노골적인 공매도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기도 했다.

더구나 공매도로 주가가 떨어지면 국민연금이 기존에 보유한 주식 가치도 하락하면서 국민 노후자금이 위협받게 된다.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연금 가입자에까지 손실이 전가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투자수익이 사실상 0%를 기록한 것도 자신들이 빌려준 공매도용 주식이 부매랑으로 돌아온 결과다. 실제 국민연금이 9%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액면분할후 공매도 세력의 주요 종목으로 떠오르며 7월 말까지 10% 넘는 주가 하락을 겪었다.

사학연금,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등 국내 대부분의 연기금이 국민연금과 달리 주식대여를 아예 하지 않는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일본 공적연금(GPIF), 네덜란드 공적연금(ABP) 등도 연기금의 대여 거래가 금지돼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주식대여에 대한 문제 지적에 “주식 종목당 대여 한도를 축소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의원은 “국민연금은 지난 5년간 1000조원에 가까운 주식대여를 통해 주식시장의 안정성을 해치고 투기세력의 개입 가능성이 큰 공매도의 판을 키워왔다”며 “국민의 기금이 공매도에 매몰되지 않도록 국민연금의 주식대여를 금지하는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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