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 부동산대책으로 투기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서울 동작구의 흑석뉴타운 일대.  [헤럴드경제DB]
8.27 부동산대책으로 투기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서울 동작구의 흑석뉴타운 일대. [헤럴드경제DB]

전문가 의견개진 사실상 봉쇄 민간위원 “하는 일 별로 없다” 위원 절반이상 정부 등 당연직

지난해 8ㆍ2부동산 대책에 이어 이번 8ㆍ27대책 때도 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서면으로 열렸다. ‘하나마나 위원회’라는 비판이 거세다.

정부는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와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을 투기지역으로 추가지정하고 광명시와 하남시는 투기과열지구에 포함하는 내용의 부동산 추가 규제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하순 청약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부산시 부산진구가 해제를 요청함에 따라 40일 이내 주정심위를 열어야 한다는 주택법 시행규칙에 따른 것이다.

주정심위는 모두 24명으로 국토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관계부처 차관 등 당연직 위원 13명과 부동산 전문가 등 민간위원 11명으로 이뤄졌다. 민간위원은 국토부가 전문성과 사회적 명망 등을 고려해 위촉한다.

당연직 위원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나 환경부, 보건복지부 차관 등 부동산 시장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지는 인물들이 적지 않다. 위원들은 자신의 의견을 명시할 수 있지만 심의 결과는 투표로 정해진다. 정부 관련 인사가 과반이 넘는 만큼 국토부가 올린 안건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 때문에 위원들의 의견개진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심의 역시 지난해 8ㆍ2대책 때 논란이 됐던 서면으로 갈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들은 국토부가 제공하는 통계와 설명에만 의존해 표를 행사했다. 위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거나 개진할 기회가 원천 봉쇄된 셈이다.

특히 이번 주정심의 주요 사안으로 꼽혔던 부산시 7개 지역의 조정대상지역 해제 여부를 놓고 당사자인 부산시와 각 구청의 설명이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기 힘들었다. 주거기본법에는 심의에 필요할 경우 관계 기관장이나 관계자를 출석시켜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서면심의이므로 부산시 관계자가 출석해 직접 의견을 밝힐 기회는 제한됐다. 대신 국토부는 16일부터 20일까지 지자체 의견을 받아 이를 심의위원들에게 전달했다.

서면심의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동안 이뤄졌다. 불안했던 부산시는 부랴부랴 24일 추가 의견을 보냈지만 반영되기엔 이미 늦었다.

주정심의 민간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교수는 “민간위원들이 하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로서 의견을 개진하더라도 “당연직 위원이 많아서 거의 정부 뜻대로 간다”고 토로했다.

정부 부동산 정책에 비판적인 의견을 밝혀온 한 교수는 “민간위원 위촉 기준도 불명확하고 이들의 전문성보다는 이름값이 필요한 게 주정심의”라고 질타했다.

김우영 기자/k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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