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적용‘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살펴보니

당국, 금융회사 지배구조 강화 차원 수탁고 6조 금투사·2조 저축은행도 사외이사 과반수이상 이사회 의무화

영업점 꺾기·과장광고·불법모집 등 새지표 마련 성과보상체계 단일화

이달 말부터 적용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발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토대로 후속조치를 진행해 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의 핵심은 바로 업권별로 적용되던 사외이사 모범규준과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단일화한 것이다. 당초 공통 기준이 다른 업권에 비해 규제 사항이 많은 금융지주나 은행권의 모범규준으로 수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금융당국은 업계의 부담을 고려해 공통 부분은 최대한 살리고 금융지주나 은행에만 있던 규정은 합리적으로 가감했다.

▶저축은행ㆍ금투회사 지배구조 강화=이번 모범규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저축은행과 금투회사의 지배구조가 강화된 점이다. 지금까지는 금융지주와 은행, 자산 5조원 이상의 대형 보험ㆍ금투회사만 이사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했다. 자산이 5조원 이하라도 자산수탁고가 20조원 이상인 금투사도 사외이사가 과반수 이상인 이사회를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단일화되면서 대상 금융회사가 2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과 수탁고 6조원 이상 금투회사까지 확대됐다.

금융당국은 일부 저축은행 및 금투사가 허술한 지배구조 탓에 대주주의 사금고가 되는 사례가 속출하자 이들 회사의 지배구조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자산규모나 수탁고가 많은 금융회사는 업권이 저축은행이든 금투사든 상관없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이들 역시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이사회가 필요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다만 이들이 타 업권의 금융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스템이 부족한 만큼 모범규준 가운데 보상체계 규정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강화된 권한만큼 자격검증 철저히=경영진을 견제하는 사외이사의 권한이 점차 강화되면서 새로운 모범규준은 이들에 대한 자격 검증이나 평가 역시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거수기 역할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우선 사외이사 추천 단계부터 철저한 자격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당초 업권별 사외이사 모범규준에서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를 추천할 때는 ‘예비후보가 관련 법규 및 모범규준에서 정하는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지 공정하게 검증해야 한다’고만 명시돼 있다.

즉 추천위 내부적으로만 검증할 뿐 외부에 노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모범규준은 ‘사외이사 후보 검증 및 검증 결과를 이사회와 주총에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해 추천위 외부에도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만큼 사외이사 후보 검증이 철저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외이사 자격요건에 대해서도 요건이 일일이 나열된 규정을 폐지하려고 했지만, 결국 그대로 남겨뒀다. 사외이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하려면 해당 조항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최근 포지티브(positive) 규제를 없애겠다는 금융당국의 규제완화 방침과는 사실상 어긋난다.

▶성과평가는 장기성과ㆍ건전성 중심으로=성과 규정에 처음으로 성과평가 지표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것도 새 모범규준의 특징 중 하나다. 지금까지는 임원에 대한 보상에 대해 ‘리스크를 고려해 성과에 따라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할 뿐 성과평가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새 모범규준에는 성과를 평가할 때 필요한 구체적인 기준까지 제시했다. 이에 따라 각 금융회사는 모범규준의 성과평가 지표 내용이 포함된 새로운 평가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

모범규준이 제시한 성과평가 지표의 핵심은 단기적인 외형확대 및 경쟁을 지양하고 장기 성과와 수익성, 건전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객만족도를 지표에 포함하고, 우수인적 자원 확보 및 개발, 조직역량 강화 등 비재무적 요소도 반영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여기에 영업점 성과평가지표에는 꺾기(구속성 금융상품)나 과장광고, 불법모집 등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세부평가 지표를 개발해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품을 얼마나 팔았는지, 수익은 얼마나 냈는지 등 재무적 지표 위주로 운영하던 금융회사들의 성과평가지표(KPI)가 조만간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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