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농산물 산지상황 점검 과일 대체 이색선물 고심중

기록적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유통가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폭염이 장기화할 경우 추석 차례상 물가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물론 추석 선물세트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홈쇼핑 등의 농산물 담당 상품기획자(MD)들은 최근 매일같이 산지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달 중ㆍ하순부터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산지 농산물 작황이 악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달 하순 기준으로 가격이 50% 이상 오른 배추, 무, 수박 산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햇빛이 센데다 가물기까지 해서 채소와 과일이 거의 녹아내리는 수준이라고 들었다”며 “과채류 작황이 작년보다는 확실히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장 NS홈쇼핑은 다음주 예정된 고춧가루 판매 방송을 2주 가량 연기해야 할 형편이다. 폭염으로 산지에서 수확할 엄두도 못내고 있는데다, 고추도 땡볕에 거의 타들어가 작황이 나쁜 탓이다.

이같은 농산물 작황 부진은 최근 밥상물가에 이어 추석 차례상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하순 기준으로 농산물 도매가격은 평년보다 6.5% 올랐다. 올초 냉해로 치솟았던 가격이 회복되는 듯 했으나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폭염이 극심했던 해엔 추석을 앞두고 축산물 가격이 고공행진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평년 추석에 축산물 가격 상승률은 0.1% 포인트에 수준이었으나, 2016년 등 폭염이 장기화했던 해 가격 상승률은 연평균보다 2.5% 포인트 높았다. 축산물이 추석 차례상 비용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올해 차례상 비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폭염이 한동안 지속되면 추석 선물용 신선식품 물량 확보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지난 4월 발생한 이상저온 현상으로 과수 농가 수확량이 예년같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 최근 폭염으로 과일 화상 피해까지 겹친 탓이다.

대형마트 3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현재로선 물량 준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1~2일부터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에 일제히 돌입했으나, 실제 물량 준비와 배송은 다음달에나 이뤄지기 때문에 상품을 확보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백화점은 선물세트가 특상품으로 구성돼 대형마트보다 우선적으로 상(上)품 확보가 이뤄지고, 대형마트에 비해 수량 자체도 많지 않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아직은 낙관하는 분위기다.

다만 폭염이 장기화할 경우 과일류 알이 작아지는 등 상품 질이 떨어질 수 있는 우려는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실 알이 작아질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일교차가 커야 당도가 올라가는데 요즘은 밤에도 30도를 웃돌다보니 당도가 떨어질 우려도 있다”고 했다.

이에 업계는 폭염이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주요 품목 산지를 추가 확보하는 등의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동시에 롯데마트는 폭염 장기화로 사과ㆍ배 등의 생육이 더딜 경우 대비해 이색 선물세트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황금향, 키위, 망고, 아보카도 등 이색 과일 선물세트가 명절 선물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