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2018년 5월 총 37만6000여명 처방 -정부 발표 2배…“복용 환자 수 제대로 파악 못해” -문제 고혈압약, 판매 중지 이후에도 141건 처방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가 지난 7일 시작돼 한달 가까이 지났지만, 많은 국민이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일각에서 정부가 문제가 된 약을 복용한 환자 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발암물질이 포함된 원료 발사르탄을 사용한 고혈압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는 2016년부터 지난 5월까지 37만여명으로, 정부가 발표한 환자 수보다 2배 이상 많다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유재중(자유한국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아 31일 공개한 ‘중국산 발사르탄 함유 고혈압제 청구 현황(2016년 1월∼2018년 5월)’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해당 원료 의약품이 포함된 약을 한 번이라도 처방받은 내역이 있는 환자 수는 37만6737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360일 이상 약을 처방받은 환자 수는 모두 14만4763명이나 됐다.
발사르탄을 함유한 고혈압 치료제가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받은 시점은 2015년 9월이며, 하루 2회 처방받은 환자의 경우 청구일을 ‘2일’로 계산했다고 유 의원 측은 설명했다.
발사르탄에는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함유돼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일 발사르탄을 사용한 고혈압 치료제 115개 제품에 대해 잠정 판매ㆍ제조 중지시켰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발암물질이 함유돼 판매가 잠정 중지된 고혈압 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 중인 환자가 지난 9일 오후 4시 기준으로 17만8536명이라고 발표했다. 유 의원이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나타난 환자 수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 9일 기준으로 해당 약의 복용 기간이 남아 있는 환자 수만 집계한 데 따른 것이다.
유 의원은 “실제 처방받은 환자 수가 2배 넘게 많은데도 정부가 통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보건당국은 문제 해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해당 약을 한 번이라도 복용한 적이 있는 전체 환자 37만여명에 대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역학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발암 가능 물질이 함유된 중국산 원료 의약품을 사용한 고혈압 치료제가 판매 중지된 뒤에도 9일간 140여 건이 처방ㆍ조제됐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같은 위원회 김광수(민주평화당) 의원이 이날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 발사르탄 관련 약제 115품목의 처방ㆍ조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16일 총 59개 요양기관에서 141건의 발사르탄 고혈압 치료제가 처방됐다.
앞서 중국 제지앙 화하이기 제조한 고혈압 치료제 원료 의약품 발사르’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된 것과 관련, 식약처는 지난 7일 오후 해당 원료로 만들어진 고혈압 치료제 219개 품목의 판매를 중지했다. 이후 제조 과정 확인을 거쳐 지난 9일에는 115개로 판매중지 품목 수를 줄였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중국산 발사르탄이 함유된 고혈압 치료제가 처방됐다. 지난 8일 19개 기관에서 25건, 9일 35개 기관에서 61건 처방됐다. 지난 16일에는 DUR 처방금지 알람에도 5건이 처방됐다.
당시 심평원은 제지앙 화하이의 원료가 사용되는 고혈압 치료제의 처방과 조제가 진행되지 않도록 DUR 품목 리스트를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자에 처방ㆍ조제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이다.
김 의원은 “심평원의 DUR 시스템 구멍 속에 9일간 무려 141건이나 중국산 발사르탄 고혈압 치료제가 조제ㆍ처방됐다”며 “심평원은 DUR 시스템을 점검하고 실효성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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