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67.8%·중견기업 47.2% “稅부담 과도” 중견기업 87.2% “기업승계 대책 마련 못했다”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가업승계는 ‘부의 대물림’이 결코 아니다. 기술과 경영의 대물림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오현진 중소기업중앙회 가업승계지원센터장은 가업승계 지원제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가업상송공제제도 요건이 강화되는 등 중소기업 가업승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30일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67.8%, 중견기업의 47.2%가 과도한 상속·증여세로 인해 가업승계의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 일종의 경영권 프리미엄인 최대주주 할증률까지 더하면 최대 65%까지 치솟는다. 가업승계가 기업 재도약의 모멘텀이 아닌 ‘기업포기의 시점’이 될 수 있다는 중견기업인들의 호소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가업상속공제 요건도 까다롭다. 기업승계 이후 10년간 업종과 정규직 근로자의 80% 이상, 상속지분 100%를 유지해야 한다.

중견기업연합회 설문에 참여한 A중견기업 대표는 “이러한 환경에서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사업재편, 신사업 진출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견련 관계자는 “경쟁력 하락을 방지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전·사후관리 요건을 현실화해야 한다”면서 “히든챔피언과 명문장수기업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과 일본처럼 사후관리 기간을 5∼7년으로 단축하고, 업종전환과 자산처분 규제도 완화하지 않으면 있으나마나 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의 장기적 성장 토대로서 보다 많은 명문장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41.6%의 중견기업인들이 응답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 개선(33.6%)’, ‘명문장수기업확인제도 세제혜택 부여(30.4%)’, ‘기업승계 부정적 인식 개선 캠페인(28.0%)’, ‘공익법인·차등의결권 등 기업승계 방안 추가 개발(20.8%)’ 등이 원활한 기업승계와 명문장수기업으로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수단으로 꼽혔다.

정부, 유관기관 등에 바라는 기업승계 지원 사업으로는 ‘법률·조세·회계·경영 컨설팅 지원(48%)’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가업승계, 신사업/M&A, 명문장수기업 등 통합 컨설팅(33.6%)’, ‘기업승계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세미나, 포럼 개최(24.0%)’, ‘후계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및 커뮤니티 구성(20.0%)’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승계는 중견기업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37.6%의 중견기업에서 여전히 고령의 창업주가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견기업 셋 중 한곳은 십수년 내에 기업 승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중견기업 열에 아홉 곳은 체계적으로 기업승계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승계 원칙·기준·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문서화한 곳은 12.8%에 불과했다. 87.2%는 아직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업승계 시기가 임박함에 따라 중견기업의 실질적인 후계자 경영수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승계를 재도약의 전기로 만들기 위해선 ▷확고한 경영철학과 기업가정신 ▷현장 실무능력을 두루 갖춘 후계자를 양성해야 한다는 게 중견기업인들의 생각이다.

수행하고 있거나 도입할 필요가 있는 경영수업 형태로는 72%의 중견기업인들이 ‘사내근무’를 꼽았다. 현장 친화력을 높여 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무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우수인재를 확보하려는 두가지 목적을 충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규태 중견련 전무는 “일부 편법승계와 준비되지 못한 후계자들의 일탈은 분명히 기업이 자성하고 개선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이로 인해 기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 질시하는 타성적 인식이 강화되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할 왜곡”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기업가정신과 영속법인의 사회적 역할 전수로서 기업승계에 대한 합리적 인식을 확산하고, 가업상속제도,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 등의 개선과 중견기업 후계자 역량 강화 교육 등을 통해 중견기업의 원활한 기업승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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